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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병호, 김현수, 황재균. 사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올시즌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굴 메이저리그 복귀파 3인방의 방망이가 시범경기에서 뜨겁게 돌아가고 있다. 빅리그 실패의 아픔을 딛고 화려한 부활을 노리고 있는 이들의 활약에 소속팀과 야구팬의 기대도 날로 커지고 있다.

세 명 모두 큰 꿈을 품고 빅리그 문을 두드렸지만 쓰디쓴 실패의 잔을 마시고 국내 무대로 유턴했다. 박병호만 친정팀 넥센으로 왔고 김현수와 황재균은 각각 LG와 kt에 둥지를 틀고 새 출발을 알렸다. 메이저리그에선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한 때 KBO리그를 평정했던 세 선수에게 각 구단은 거액을 안기며 높은 기대감을 표현했다. 구겨진 체면을 펴야하는 세 선수도 올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스프링 캠프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하며 시즌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그 결과 지난 주부터 열리고 있는 시범경기에서 세 선수의 방망이는 뜨겁게 돌았다. 강력한 홈런왕 후보 박병호는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거포의 귀환을 알렸다. 힘과 기술에서 상대 투수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19일 현재 5경기에 나서 타율 0.417, 2홈런, 4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고감도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박병호 합류 효과는 넥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병호 앞과 뒤에 위치한 타자들까지 덩달아 살아났다. 넥센은 5경기에서 9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팀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압도적인 홈런군단의 위용을 보인 SK와 정규시즌에 펼칠 홈런 레이스에도 관심이 쏠린다.

친정팀 두산을 떠나 한 지붕 라이벌 LG에 간 김현수도 ‘타격 기계’의 모습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5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429, 4득점을 기록 중이다. 허약한 타선이 약점이었던 LG에 김현수의 합류는 한 줄기 빛과 같다. 공격에서 무거운 짐을 지고 있던 박용택의 부담을 한결 덜어줬고 아도니스 가르시아와 함께 강력한 중심 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2번이냐 5번이냐를 놓고 류중일 감독의 타순 고민은 계속되고 있지만 어느 타순에서든 제 몫을 해줄 선수가 바로 김현수다. 김현수를 통한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LG가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시범경기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른 두 선수에는 못미치지만 황재균의 방망이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시범경기 타율은 0.286에 그쳤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8일 수원 구장에서 열린 친정팀 롯데와 경기에서는 상대 투수 김대우의 공을 받아쳐 이적 후 첫 홈런을 때려냈다. kt는 지난 시즌 팀 타율 9위(0.275), 팀 홈런 9위(119개)에 머물며 타율과 장타율 그 어느 부분에서도 돋보이지 못했다. 타선에서 해결사가 필요했다. kt가 스토브리그에서 황재균을 영입한 이유다. 멜 로하스 주니어, 윤석민, 황재균으로 구성된 kt의 클린업트리오는 9개 구단 그 어디에도 밀리지 않는다.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kt의 반등을 위해선 황재균의 활약이 절실하다.

각 구단과 야구팬이 세 선수에게 걸고 있는 기대치로 보면 이들의 부담은 적지 않다. 잘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다른 선수보다 몇 곱절 심한 질타를 받을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그 또한 세 선수가 감당해야할 부분이다. 이미 의지는 충만하다. 출발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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