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비참하고 짠한 삶이었지만, 행동엔 거침없었다. 이지은이 '나의 아저씨' 첫 방부터 하드캐리하며 존재감을 빛냈다.


21일 첫 방송된 tvN 새 수목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는 악연으로 엮이게 된 박동훈(이선균 분)과 이지안(이지은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지안은 정말이지 고단한 일상의 연속이었다. 박동훈이 일하는 회사의 사무보조 일부터 식당 설거지 아르바이트까지 바쁘게 살았고, 표정은 늘 차갑고 냉랭했다. 무당벌레 소동으로 회사가 소란스러웠을 때도 아무렇지 않게 벌레를 잡고서는 일에 집중할 뿐이었고, 끼니는 회사에서 가져온 믹스커피와 설거지 아르바이트 중 몰래 담아온 남은 음식으로 때웠다.


빛보다 어둠과 더 친숙했다. 밥을 먹을 때조차도 불을 켜지 않았고, 이에 돈을 받으러 온 사채업자 이광일(장기용 분)은 "없는 척하느라 불 꺼놓는 거냐"고 묻기도. 그러나 "내 공간에 함부로 들어오는 거, 밥 먹을 때 말 거는 거 싫어해"라며 할 말은 하는 거침없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밀린 병원비 때문에 할머니 봉애(손숙 분)를 요양원에서 몰래 데리고 나올 땐, 침대째로 직원 신분증을 훔쳐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도로를 달리고, 마트 카트를 가져와 태우는 등 과감하게 행동했다. 주변의 시선에 상관없이, 표정 변화 없이 할 일만 했다.


그러나 이광일의 괴롭힘은 계속됐고, 심지어 맞기까지 했다. 결국, 박동훈에게 잘못 배달된 뇌물 5000만 원까지 훔치기로 결심, 경비 춘대(이영석 분)의 도움을 받아 전기를 끊었고 익숙한 어둠 속에서 5000만 원을 훔치는 데 성공했다.


특별 편성으로 90분간 방송된 첫 회에서 이지안은 그야말로 하드캐리했다. 초반 30분은 특별한 대화 없이도 표정과 행동만으로 분위기를 압도했고, 퍽퍽한 일상 속에서도 거침없는 행동으로 긴장감을 조성했다. 그가 빼돌린 5000만 원 때문에 박동훈은 뇌물죄 누명으로 감사팀에 해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앞으로 이지안이 어떤 존재감을 보여줄지 더욱 기대된다.


julym@sportsseoul.com


사진ㅣ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