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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블라인드

[스포츠서울 최신혜기자] ‘글로벌 에코’ 브랜드를 표방하는 화장품 회사 더샘인터내셔날(이하 더샘)의 남직원 3명이 내부 여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가해온 성희롱·성추행 사실 발각으로 징계 조치를 받았다. 더샘은 지난 2010년 한국화장품의 자회사로 설립돼 해외까지 발을 넓히고 있는 중소규모 회사다.

2일 본지가 더샘에 확인한 결과 더샘 소속 주임, 대리, 과장급 남직원 3명이 이같은 사실로 징계 조치를 받았다. 더샘 측은 아직 징계 수위를 자세히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3명 모두 퇴사 조치됐다.

더샘
 출처 | 더샘 홈페이지

이들의 성희롱·성추행 사실은 지난달 30일 ‘블라인드’ 앱을 통해 알려졌다. 더샘의 몇몇 직원이 앱 게시물을 통해 가해, 피해 사실을 폭로하면서다. 회사 측이 별다른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자 2일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한 직원은 “회사에서 함구하겠다고 해 이곳(블라인드)에 신고한다”며 글을 올렸다. 해당 직원에 따르면 가해자는 재무팀 A주임, 영업관리팀 B대리, 구매팀 C과장, 인사팀 D차장이다. A주임의 경우 회식 자리마다 다수 여직원들의 허리에 손을 올리고 스킨십을 일삼는가 하면 모 여직원의 허벅지를 만지는 만행을 저질렀다.

역시 유부남으로 알려진 B대리는 회식 후 한 여직원에게 “아내가 처갓집에 가 있으니 본인의 집에 가서 술 한 잔 더 하자”고 제안했다. 회의 도중 여직원에게 “너무 예뻐 회의에 집중할 수 없다”, “안아달라”고 노골적으로 성희롱을 하기도 했다. 회식자리에서 스킨십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C과장은 회식 후 택시에 같이 탄 여직원에게 “키스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보자는 “C과장이 지방 출장 시 같이 간 여직원에게 같은 방에 들어가 자자고 요구한 적도 있다”며 “여직원을 상대로 ‘엉덩이가 힙업되어 있다’, ‘생각보다 가슴이 크다’, ‘다리라인이 예술이다’는 등의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더샘 측은 “성추행 사실을 회사 측에서 인지하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파악하다 보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오해를 산 듯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가해자로 지목된 3명과 해당 내용에 대해 이야기했고, 3명 다 징계처분을 받기로 정해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징계 수위는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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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블라인드

하지만 직원들은 회사가 이 사실을 알고 “처음이니까 용서하고 이해하라”며 정작 가해자들을 보호하는 제스처를 취했다며 “회사에 신뢰를 잃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더샘 성희롱·성추행 사건이 알려지며 뷰티업계의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열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블라인드에 에이블씨엔씨가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 어퓨의 한 사업본부장이 여성 직원을 성희롱했다는 폭로 글이 올라오며 소비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논란의 중심이 된 해당 본부장은 2차에 걸쳐 자신의 SNS 계정에 사과문을 올렸고, 어퓨 측도 사과문을 게재했다.

ss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