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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2018 KBO리그 KIA-롯데전이 미세먼지로 취소됐다. 경기 시작이 임박한 시간엔 광주구장이 위치한 광주시 북구 임동의 미세먼지 수치 농도가 414㎍/㎥까지 치솟아 경기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정오 무렵부터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더니 경기 시작시간인 오후 2시에 400㎍/㎥를 넘어섰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김용희 경기운영위원과 심판위원들은 “관중이 입장한 이후에 벌어진 돌발상황이라 20여분 가량 기상청 예보 상황 등을 면밀히 지켜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입장한 1만 5000여 관중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단측은 전광판에 ‘미세먼지로 인해 경기진행 여부를 판단 중이다’는 안내 문구를 노출했다. 결국 오후 2시 28분 취소를 결정했다. 관중석에서 탄식이 쏟아졌지만 광주광역시청에서 미세먼지 경보 재난 안내 문자(오후 1시 14분)까지 나온 상황인데다 미세먼지 농도가 옅어질 가능성이 낮아 취소를 결정했다.
KBO리그 규정 27 다 항목을 살펴보면 ‘경기개시 예정시간에 강풍, 폭염, 안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돼 있을 경우 해당 경기 운영위원이 기상청 확인 후 심판위원 및 관리인과 협의해 취소여부를 결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황사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 400㎍/㎥ 이상이 두 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경우 경기 취소를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을 정해놓았다. KBO측은 “미세먼지 농도가 주의보에서 경보로 격상됐고 기상청에 확인한 결과 기상상태가 더 안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한 시간 이상 미세농도 수치가 매우 나쁜 상태를 유지했기 때문에 규정에 의거해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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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방송사의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홈팀인 KIA와 원정팀인 롯데는 모두 ‘전국구’의 인기를 자랑하는 흥행 보증수표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순번제로 고시청률 팀을 따라 다니기 때문에 시청율 2%를 웃도는 ‘전국구 구단’의 맞대결을 중계하는 기회는 생각처럼 자주 돌아오지 않는다. 그런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이 방송사 입장에서는 마뜩찮을 수 있다. 그러나 정상적으로 경기할 수 없는 그라운드를 “멀쩡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심지어 전날 “궂은 날씨라도 팬에게 매일 야구를 해야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던 해당 방송사 해설위원도 15일 미세먼지로 경기가 취소된 후 “야구는 공 표면이 소가죽으로 돼 있어 물 위에서 한 바퀴만 굴러도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을만큼 예민한 종목”이라며 자신의 발언을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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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