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 포항 이진현이 1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끝난 강원FC와 경기를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스포츠서울 카메라를 향해 파이팅 포즈를 하고 있다. 포항 |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포항=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흥민이 형에게 킬패스를 꽂아주겠다.”

‘유럽 물’을 먹고 돌아온 포항 스틸러스 미드필더 이진현(20)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빛 패서’를 자처했다. 그는 “(금메달을 땄을 때 병역 혜택 외에도) 아시안게임은 내 나이대 선수를 대표해서 나가는 대회인만큼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범호’ 출범 이후 꾸준히 관심을 받으면서 최근까지 대표팀에서 훈련해온 그는 예상대로 16일 발표된 최종 엔트리 20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주전 미드필더로 뛴 이진현은 고교 졸업 후 포항의 우선 지명을 받은 뒤 성균관대에 진학했다. 프로 데뷔를 앞두고 지난해 여름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비엔나 러브콜을 받은 그는 포항에서 임대하는 형식으로 1년간 유럽 무대를 경험했다. 분데스리가 13경기(1골), 컵대회 2경기는 물론,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에도 뛰며 AC밀란(이탈리아) 등 빅클럽과 맞대결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번 여름 1년 임대 종료와 함께 포항으로 복귀해 K리그1에서 3경기를 소화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선수들은 대부분 피지컬이 좋고 경기 템포가 빠르다. 거친 K리그에서 상대 수비와 경합하는 상황이나 볼을 간수할 때 유럽에서 1년 동안 쌓은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국내 선수들의 단점 중 하나가 불필요한 백패스가 많다는 점인데 이진현은 전진 패스에 매우 능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진현은 “유럽에서는 물론 어릴 때부터 늘 공을 잡으면 앞으로 나가는 게 우선이라고 여겼다. 공이 없을 때도 전방 동료들의 움직임을 눈여겨보는 게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진현은 주로 중앙 미드필더를 맡지만 공격적인 윙백 역할도 소화할 수 있다. 김학범 감독은 아시안게임 연령대에 특출한 윙백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그를 왼쪽 윙백까지 병행하는 멀티 카드로 보고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공격형 미드필더가 편하지만 비슷한 연령끼리 맞대결에서는 (포지션에 상관없이) 주어진 위치에서 많이, 열심히 뛰는 게 중요하다”며 “내가 가진 경기력을 그라운드에서 늘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U-20 월드컵 때와 다르게 아시아 팀 간의 경기여서 더욱 마음을 다잡고 있다. 우리가 한 수 위라는 생각을 지웠다. 이진현은 “상대가 수세적으로 내려서도 인내심을 갖고 지속해서 틈을 찾아야 한다. 공격수로 나설 (이)승우는 연령별 대표를 하면서 익숙한 선수여서 호흡에서 자신 있다”고 했다.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손흥민과의 시너지에 대해서도 기대가 컸다. 그는 “흥민이 형은 말이 필요 없는 한국 최고의 선수다. 골을 넣을 수 있게 전진 패스를 잘 넣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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