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필준
삼성 라이온즈 장필준이 1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4-2로 앞선 9회 역투하고있다. 수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엔트리 교체에도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한국야구대표팀은 지난 6월 11일 최종 엔트리 발표 직후 논란에 휘말렸다. 같은 기간 대비 성적이 좋은 선수가 뽑히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왔다. 최고의 선수를 뽑겠다는 선동열 감독의 의지와 상반되는 결정에 여론은 의구심을 가졌다. 게다가 최종 엔트리에 뽑힌 일부 선수들이 리그에서 부진을 겪으면서 비판의 강도는 더 거세졌다. 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고민도 깊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내·외야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할 최정(31·SK)과 박건우(25·두산)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엔트리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결국 선 감독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실무 미팅을 통해 엔트리 교체를 시사했다. 선 감독은 “10일을 기준으로 소속팀 엔트리에서 제외된 선수와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보기에 몸에 이상이 있어 대회 기간 국가대표 선수로서 정상적인 기량 발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선수는 교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미팅 일주일 후인 13일 교체된 대표팀 엔트리가 발표됐다. 교체가 예상됐던 최정과 박건우 외에 각각 고관절과 등 부상을 안고 있어 부진에 빠진 차우찬(31)과 정찬헌(28·이상 LG)이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제외된 네 선수 대신 최원태(21), 이정후(20·이상 넥센), 황재균(31·KT), 장필준(30·삼성)이 대표팀에 최종 합류했다. 하지만 엔트리 교체 후에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번에도 선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한 심창민(25·삼성) 때문이다.

심창민은 6월 최종 엔트리 발표 당시 가장 많이 오르내렸던 이름 중 하나였다.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었음에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올시즌 삼성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심창민은 최종 엔트리 발표 전날까지 30경기에 등판해 4승, 4홀드, 6세이브, 방어율 2.86의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선 감독은 심창민을 외면하고 같은 사이드암 투수인 박치국(20·두산)을 대표팀에 뽑았다. 당시 선 감독은 박치국과 심창민을 비교하며 “박치국이 심창민에 비해 연투능력이 좋다”고 말한 것이 오히려 논란을 더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선 감독은 이번에도 심창민이 아닌 장필준을 선택했다. 지난해 21세이브를 거두며 든든하게 삼성의 뒷문을 지킨 장필준이지만 올시즌 퍼포먼스는 지난해에 못 미치고 있다. 스프링캠프 도중 옆구리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고 이로 인해 개막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부상 복귀 후 마무리 투수로 나섰지만 성적이 따라주지 않았고 시즌 중반부터는 마무리 자리를 심창민에게 넘기고 셋업맨으로 나서고 있다.

후반기들어 장필준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 것이 선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장필준은 6월 한 달 동안 방어율 6.94를 기록했지만 7월엔 13경기서 1승 1패 4홀드에 방어율 2.63으로 활약했고 8월들어 등판한 4경기에서는 1승 1홀드에 방어율 0로 삼성의 뒷문을 단단히 걸어잠갔다.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보여준 모습도 이번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표팀 이강철 코치는 “(장)필준이가 APBC에서 워낙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실력 뿐만 아니라 경기장 안팎에서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좋은 선배 역할을 했다. 감독님께서도 필준이의 이런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최근 보여지는 퍼포먼스도 좋아 최종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심창민을 제외한 이유에 대해서는 “대표팀에는 사이드암 투수가 많이 있다. 정찬헌 대신 뽑은 투수니 같은 유형의 투수를 뽑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심창민 외에 최종 엔트리 발표 전부터 도마 위에 오른 오지환(28·LG)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최정의 빈 자리를 황재균으로 메운다는 구상이지만 내야 백업선수 가운데 다양한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가 없다는 점에서 선수 활용폭이 좁다. 특정 선수에게 병역혜택을 주기 위한 선발이라는 달갑지 않은 시선이 거둬지지 않고 있는 이유다.

어쨌건 감독 및 코칭스태프의 논의 속에 엔트리 변동은 끝이 났다. 또 부상 선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더 이상의 엔트리 변동은 없다. 이제 공은 대표팀 선수들에게 넘어갔다. 실력으로 논란을 정면돌파하는 길 뿐이다. 아시안게임에서 본인의 실력을 100% 뽐낸다면 논란은 사그라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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