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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이 19일 삼양동 옥탑방 생활을 정리하고 떠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경전철, 공공기관 이전 등 강북에 1조원 예산 우선 투자하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달간 강북 옥탑방 생활을 마치고 비 강남권을 활성화해 강남·북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는 취지의 부동산정책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19일 오후 2시 서울 강북구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강북 우선 개발 의지를 재확인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강북 우선 개발을 위해 1조원 규모의 균형발전특별회계를 만든다.

강북 우선 개발 정책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지지부진했던 면목선, 우이신설선 연장선, 목동선, 난곡선 등 비 강남권 도시철도 사업을 서울시 재정을 투입해 2022년 이전 조기착공해 해당 지역의 교통 인프라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교통이 불편한 산동네 지역에는 경사형 모노레일과 곤돌라 등을 도입해 주민들의 교통 불편을 개선한다. 또 주차공간이 부족한 강북 지역에 공유차량인 ‘나눔카’를 보유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청년·신혼부부를 위해 서울시가 빈집 1000호를 매입해 청년주택, 신혼주택, 청년창업 공간 등으로 활용할 계획도 밝혔다. 내년 중 400호를 매입하는 등 2022년까지 1000호를 매입해 청년·신혼부부 주택 4000호를 공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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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이 19일 삼양동 옥탑에서 주민들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낡은 주택을 고쳐쓰고 싶은 시민이 신청할 경우 집수리비를 지원하는 ‘서울형 가꿈주택’ 보조금도 현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확대한다. 2022년까지 2000호를 지원할 방침이다.

강남에 본사가 있는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 일부를 강북으로 이전할 계획도 알렸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서울연구원, 서울시 인재개발원 등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 일부를 강북으로 이전한다.

학생들을 위한 교육 관련 지원도 있다. 서울 동북권 29개 학교에 2022년까지 체육관을 짓고 매년 30개 학교에 스마트 패드, 3D 프린터 등을 지원한다. 또 강북권에 어린이전문병원을 신설하고 국공립어린이집, 유아 열린 육아방, 우리동네 키움센터 등을 신설해 아이 키우기 좋은 강북을 만든다.

박원순 시장은 “(강·남북)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결단과 투자, 혁명적 정책 방향 전환이 없으면 정책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강북 우선 투자라는 패러다임 대전환을 통해 내실 있는 변화와 주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박 시장의 강북 우선 개발 정책이 발표되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나오고 있다. 먼저 도시철도 사업을 우선 착공한다는 발표에 대해 해당 지역 주민들이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목동선 발표에 대해 목동 주민들은 “목동이 주거환경과 교육 등에서 뛰어났지만 교통이 아쉬웠는데 목동선이 우선 착공한다니 기쁘다”는 소감을 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정책이 강북의 개발 보다는 재생에 촛점이 맞춰져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시민들은 “강북 우선 개발의 내용을 보면 전면 개발 보다는 보수, 재생의 측면이 크다. 이같은 정책으로 강북의 주거환경이 좋아질지 의문이다”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 시장이 강북 부동산 가격을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박 시장이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을 밝힌 후 여의도와 용산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이번 강북 우선 개발 발표가 과열된 서울 지역 부동산 시장에 부채질을 해 강북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ggrol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