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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베트남축구협회 홈페이지

[반둥=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더 이상 동남아시아 축구를 무시할 수 없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는 동남아시아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조별리그 D조 세 경기서 전승을 거두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난적 일본을 잡는 파란을 일으켰다. 일본이 21세 이하 선수들을 출전시킨 것을 감안해도 경기력, 결과 모든 면에서 우세했던 점을 살펴봐야 한다.

‘박항서 매직’이라는 표현은 과장이 아니다. 베트남은 조별리그 3경기서 6골을 넣는 동안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일본 외에 파키스탄과 네팔의 전력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해도 완벽에 가까운 대회를 치르고 있다. 당초 박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조별리그를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라면 그 이상의 성적도 가능해 보인다. 베트남은 16강서 B,E,F조 3위 중 한 팀을 상대한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팀을 만나기 때문에 8강 진출이 유력하다.

베트남의 돌풍은 동남아시아 축구에 자신감을 심어주는 분위기다. 베트남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순풍을 탔다. 당시의 흐름을 이번 대회로 이어가고 있다. 당시의 성적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결과다. 여기에 한국이 속한 E조에서도 대이변이 일어났다. 말레이시아가 한국을 이기는 이변을 연출했고,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를 조기에 확정했다. 사실 말레이시아도 지난 챔피언십서 성과를 낸 팀이다. 당시 이라크,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가 속한 C조에서 2위를 차지하며 당당하게 16강에 올랐다. 애초에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는 의미다.

베트남을 위시하는 동남아시아 축구의 바람은 다른 동남아국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베트남 언론 탄 니엔의 케니우스 기자는 “베트남은 원래 축구 강국이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뜨거운 팀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만나는 동남아시아 기자들마다 베트남을 이야기하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다는 말을 한다”라며 “말레이시아의 승리도 마찬가지다. 이제 한국과 일본 같은 전통의 강호들도 동남아시아 축구를 쉽게 볼 수만은 없을 것 같다. 물론 한국은 말레이시아전 패배로 인해 더 무서운 팀이 될 것이다. 여전히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라는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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