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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의 파하드(오른쪽)가 19일 카타르전 승리 뒤 기뻐하고 있다. 출처 | 아시안게임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에서도 약체로 꼽히는 팀들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하계아시안게임에서 빼어난 실력을 선보이며 속속 16강에 토너먼트에 진입했다.

‘언더독’의 대반란 출발점은 당연히 베트남이다. 지난 1월 23세 이하(U-23) 아시아선수권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한국의 2002년 월드컵처럼 열광의 도가니에 빠진 베트남은 7개월 뒤 다시 축구로 하나가 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이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일본까지 누르면서 아시안게임 조별리그를 3연승으로 마치고 D조 1위로 16강에 올랐기 때문이다. ‘박항서 매직’이 1억 베트남인들에게 큰 자신감을 안겨주고 있다. 베트남이 일본을 A매치나 U-23 대표팀간 경기에서 이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는 “베트남이 해냈다. 앞으로 더 큰 도전이 남아 있지만 온 국민이 기뻐하고 있다”고 했다. 베트남통신(VNA)도 “베트남이 일본을 꺾고 조별리그 1위에 올랐다”며 박 감독의 용병술을 집중 조명했다. U-23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전에 골을 넣었던 응우옌 꽝 하이는 이번 일본전에서도 선제 결승포를 터트려 영웅으로 떠올랐다. 베트남은 16강에서도 B·E·F조 3위 중 한 팀과 만나 사상 첫 아시안게임 8강행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남아시아 태풍은 말레이시아와 방글라데시에도 불어닥쳤다. 1970년대 아시아를 주름잡다가 이후 급속히 쇠락한 말레이시아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을 2-1로 꺾어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가 SNS에 한국전 승리 사진을 게재한 뒤 “승리를 축하한다. 말레이시아, 할 수 있다”는 소감을 남긴 것은 엄청난 화제를 뿌렸다. 베트남의 눈부신 성장에 가려졌으나 말레이시아 역시 축구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대표 선수를 다수 데리고 있는 조호루 다룰 타짐은 말레이시아 최강 구단으로 자리잡으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컵(ACL 2부리그)에서 우승 등으로 위용을 뽐낼 정도다. 지난 1월 U-23 아시아선수권에서도 8강에 올라 약팀이 아님을 증명했는데, 이번 한국전 승리로 말레이시아 축구 제2의 전성기를 열어젖히고 있다. 한국전 멀티골 사나이 사파위 라시드의 주가도 폭등했다.

이런 흐름에 방글라데시도 합류했다. 방글라데시는 월드컵 때마다 사람들의 시청 열기가 해외토픽에 오를 만큼 축구 인기가 대단하지만 정작 자국 대표팀 실력은 낮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전체 211개국 중 194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 2022년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를 1-0으로 누르고 B조 2위를 확보, 16강 진출을 일궈냈다. ‘다카 트리뷴’은 “방글라데시의 소년들이 카타르전 종료 직전 결승포로 이 대회 사상 첫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역사를 썼다”고 전했다.

남아시아팀들은 각종 아시아 대회에서 ‘승점 자판기’ 역할을 해왔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다르다. 개최국 인도네시아, 동남아 강자 태국도 조별리그를 통과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얀마도 지난 대회 준우승팀 북한과 비겼다. 남아시아 축구가 결코 얕볼 수 없는 세력으로 떠올랐다.

silv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