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입촌식 자원봉사자 \'해맑은 하트 포즈\'
16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자카르타 선수촌에서 팔렘방 전통의상을 입은 입촌식 자원봉사자들이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2018. 8. 16.자카르타(인도네시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자카르타=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한국 좋아합니다.”

2018 아시안게임(AG)이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사람들에게 한국은 결코 먼 나라가 아니다. 인도네시아에 수 년째 케이팝(KPOP) 열풍이 불면서 인도네시아 10대와 20대들에게 한국어는 결코 낯설지가 않다. 실제로 자카르타 시내 쇼핑몰과 레스토랑에선 케이팝이 자연스럽게 흘러 나온다. 자카르타 라디오 방송서도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케이팝을 순위별로 튼다. 경기장 곳곳을 연결하고 있는 AG 셔틀버스도 마찬가지다. 지난 17일 겔로라붕 카이로 주경기장에서 선수촌을 향하는 버스 안에서 자원봉사자들은 블랙핑크의 ‘뚜두뚜두’가 라디오에서 나오자 자연스럽게 몸을 흔들었다. 자원봉사자 2~3명이 정확한 한국어 발음과 함께 블랙핑크의 손동작 안무를 선보였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여기서 케이팝의 인기는 절대적이다. 저변도 넓고 마니아 층도 두껍다. 한국에서 유명한 아이돌 외에 이제 막 데뷔한 아이돌도 빠르게 파악한다. 10대 청소년들의 댄스 경연장에 가면 90%가 케이팝을 튼다”고 밝혔다. 유튜브 시대로 세상이 변하면서 시간과 공간을 가리지 않고 전세계 가수들이 데뷔하고 신곡을 발표한다. 한국 아이돌 가수의 뮤직비디오 조회 경로만 살펴봐도 전세계에서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인도네시아와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조회수가 절대적이다. 한국 아이돌 가수들은 이미 수차례 자카르타에서 합동 공연을 펼쳤다.

인도네시아 청소년들에게 케이팝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면 20대부터 40~50대 남자들에겐 손흥민이 인기스타다. 자카르타 택시 기사들에게 한국에 대해 물으면 십중팔구 손흥민과 박지성을 얘기한다. 손흥민은 현재진행형, 박지성은 역대급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구선수라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지난 17일 한국이 말레이시아에 1-2로 패하자 인도네시아 언론도 일제히 이를 대서특필했다. 태국처럼 인도네시아에서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한 유럽축구의 인기는 절대적이다. 인도네시아 인들은 언젠가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손흥민처럼 유럽 무대를 누비는 선수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축구가 인도네시아의 넘버원 스포츠는 아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최고 인기 스포츠는 배드민턴이다. 인도네시아의 국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배드민턴은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생활 그 자체다. 이번 AG 성화 최종 점화자 또한 인도네시아의 배드민턴 영웅 수지 수산티였다. 수산티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인도네시아 사상 첫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이다. AG 배트민턴 첫 날인 20일 자카르타 겔로라붕 카르노 이스토라 배드민턴 경기장에는 인도네시아 관중들이 자국 선수들을 향해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열광하고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인도네시아가 아시아 정상에 오르기를 염원했다.

절대적인 배드민턴의 인기만큼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배드민턴 선수들의 인지도 또한 높은 편이다. 특히 이용대는 한국보다 인도네시아에서 더 큰 인기를 누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용대가 국제대회 참가를 위해 인도네시아에 찾을 때마다 이용대 주위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인도네시아 취재진이 한국 취재진에게 이용대에게 들은 한마디를 부탁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AG 자원봉사자나 자카르타 택시기사, 그리고 레스토랑 점원들에게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의 한국어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몇몇은 “한국을 좋아합니다”라며 호의를 표한다. 이러한 한류붐의 원천에는 케이팝, 축구의 손흥민, 그리고 배드민턴의 이용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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