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운동 쉽고 재밌게 하자 말왕입니다"


운동이 그저 힘들고 다가가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유튜버가 있습니다. 말왕(유태양·31)이 그 주인공입니다.


2015년 운동을 주제로 한 아프리카 BJ로 시작해 이듬해 유튜버로 활동 반경을 넓혔습니다.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어느덧 구독자 20만 명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운동 유튜버답게 다부진 체격을 가진 그는 마냥 자신의 몸만 부각시키지 않습니다.


논문을 근거로 운동 지식을 전파하며 시각적 자료를 활용, 구독자의 이해를 높입니다. 미국 유학 경험도 있어 유창한 영어 실력 또한 신선하게 다가오죠. 또한 씨름, 비보이 댄스, 필라테스, 경륜, 역도, 검도 등 다양한 운동에 한계 없이 도전합니다. 이 같은 면모는 그가 유튜버 운동 콘텐츠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영위할 수 있게 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운동은 먹방, ASMR, 뷰티 등 다른 콘텐츠들보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습니다. 블루오션이라 유망한 콘텐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불모지를 개척해야 한다는 난관도 존재하죠. 이런 명암 속에서 말왕은 운동 하나만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데 성공했습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구독자 수와 높은 콘텐츠 조회 수가 이를 증명하고 있죠.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매력을 고루 갖춘 말왕을 경기도 수원의 한 카페에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 유튜브 채널 '말왕TV'를 운영하고 있어요. 콘텐츠를 소개해주세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기반으로 다양한 스포츠의 규칙과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운동에 대한 강의도 진행합니다. 무엇보다 저의 신체를 이용해 운동 능력을 보여드리는 게 많아요. '말왕의 도전'이라는 코너를 통해 이를테면 제가 차를 밀 수 있는지, 무중력 점프를 해낼 수 있는지 등을 보여드리죠.


Q : 어떻게 1인 방송인을 시작하게 된 건가요?


아프리카TV를 즐겨 보던 친구가 권유했어요. 친구가 보기에 제가 끼도 있고 영어와 운동을 할 줄 아니까, 아프리카TV에서 운동을 콘텐츠로 방송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한 거죠. 크게 시간 뺏기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2015년 3월경 시작하게 됐어요. 당시에도 운동과 강의 위주로 방송을 했고 2016년 가을 즈음 지인들의 권유로 유튜버로 활동을 넓혔습니다.


Q : 학창 시절 미국 유학 경험이 운동에도 영향을 끼쳤나요?


고등학교 2학년 때 미국에 가서 2012년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한국에서는 운동할 여건도 안 됐고 아버지가 공부만 시키셨죠. 미국을 가보니 대학교에 가기 위해서 특별활동이 필수였어요. 저는 항상 운동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축구부에 들어갔고 미식축구도 자연스레 배우게 됐어요. 미식축구를 하자마자 '나를 위한 스포츠다'라고 느꼈죠. 그렇게 운동에 빠지게 됐어요.


Q : 본래 꿈이 게이머였다면서요. 혹시 후회가 되진 않나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게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운동을 시작하면서 제 삶이 정말 많이 바뀌었거든요. 사실 게이머에 도전했다고 해도 성공과 실패 어느 쪽에 가까울지 모르는 부분이고, 무엇보다 지금 제 모습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Q : 운동이 삶에 어떤 영향을 준 건가요?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피와 땀이 필요하잖아요. 가장 공정한 것이 운동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스스로 운동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고 나만의 타고난 것을 가꿔야겠다고 느꼈죠. 그러고 나니 세상이 평등해 보였어요. 미국에서 운동을 시작하면서 느끼기 시작한 부분이에요.


Q : '말왕'이라는 예명은 어떻게 탄생된 건지요.


평소 머리와 목이 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말, 기린이라는 별명이 생겼고 '말왕'은 BJ를 권유했던 친구가 지어주면서 자연스레 사용하게 됐어요.


Q : 부모님은 유튜버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해요.


활동 초기에는 부모님께 유튜버라는 걸 숨겼어요. 부모님이 미국에 계신데 근황을 물어보면 취직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죠. 어느 날 제 방송을 우연히 보시고는 제가 맞는지 물어보셨어요. 맞다고 인정하면서 부모님께 '꿈을 이루고 싶다', '성공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죠. 큰 반감은 없으셨고 이젠 제 콘텐츠를 빼놓지 않고 보고 계세요. 아버지는 제 운전기사를 하고 싶다고 하실 만큼 좋게 보고 계세요.


Q : 말왕이 내리는 운동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운동은 불과 같은 존재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불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위험할 수도 있고 유용하게 쓸 수도 있어요. 운동도 마찬가지예요.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친구가 될 수 있지만 잘못하면 오히려 삶의 질을 떨어뜨려요.


제가 항상 사람들에게 "운동을 쉽고 재미있게 하자"는 말을 많이 해요. 운동을 친구 삼아 같이 가야 하는데 너무 몰입하게 되면 쫓기게 되죠. 또 운동이 우선시 돼버리면 가족이나 친구와 시간을 보내기 힘들어지고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잃을 수 있어요.


Q : 그동안 고충도 있었을 것 같아요.


운동이라는 콘텐츠가 외국에서는 인기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아요. 비인기 종목이 웨이트 트레이닝이에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제 콘텐츠를 어느 정도 알리기까지의 과정이 좀 힘들었어요. 그 과정에서 경제적인 부분이 어려워져 전기와 휴대전화가 끊긴 적도 있어요. 그때 쌀이나 김치 등을 보내주신 팬분들이 있었어요. 저를 업어키우셨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감사한 부분이죠. 당시 자금적인 부분 때문에 트레이너로 잠시 활동하기도 했어요.


Q : 구독자가 계속 늘고 있어요. 스스로 생각하는 인기요인이 궁금해요.


SNS를 보면 몸도 멋지고 잘생긴 사람들이 많잖아요. 이런 사람을 동경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질감을 느끼는 분들도 분명 있을 거예요. 그런데 저는 운동을 잘 하면서도, 동네 형 같은 친근감을 드린다고 생각해요. 또 '말왕의 도전'에서는 제가 다소 어려워 보이는 도전을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거든요. 이런 부분이 구독자들에게 반전 매력을 보여주는게 아닐까 합니다.


Q : '말왕의 믿고 보는 운동 강의', '말왕의 도전', '만능 스포츠맨' 등 다양한 코너들이 있는데, 가장 아끼는 코너는 무엇인가요?


'말왕의 도전'이에요. 제 신체 능력을 적나라하게 보여드릴 수 있는 유일한 코너죠. 또 말왕이라는 캐릭터의 정체성이 확실하게 담겨있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운동을 도전하는데서 오는 재미도 큽니다.


Q : 1인 방송인이 된 후 달라진 점이 있나요?


세상을 바라보는 견해가 달라졌어요. 제가 스스로 콘텐츠를 구상해야 되니, 일상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또 지인들이 방송 초반에는 제가 유튜버에 도전한다는 것에 대해 무시하거나 비웃기도 했는데, 이제는 연락하기 어려워하기도 하세요. 길거리에서 사진 찍어달라고 하는 분들이 생긴 것도 달라진 부분입니다.


Q : 말왕 콘텐츠의 장점을 설명해주세요.


제 콘텐츠로 다양한 스포츠를 배울 수 있어요. 스포츠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무한 수준의 콘텐츠라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콘텐츠 범위가 넓고 깊이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리나라에서 유일무이하고 독보적인 콘텐츠입니다.


Q : 콜라보 하고 싶은 유튜버가 있나요?


춤을 잘 추시는 제이블랙(제이핑크)님과 함께 해보고 싶어요. 그분의 팬이기도 하고 댄스도 스포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또 한 분이 더 있는데 유튜버는 아니에요. 배우 조인성 씨인데요. 기회가 된다면 꼭 함께 방송을 해보고 싶어요. 만남이 실제로 성사된다면 저와 비교가 될 텐데 그 모습 자체로 웃음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평소 조인성 씨 목소리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성대모사도 해보고 싶어요.


Q : 어떤 유튜버가 되고 싶은지 앞으로의 포부를 알려주세요.


하루에 영상 1개 이상은 반드시 올린다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고요. 전 세계의 모든 스포츠를 소개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또 저는 신체를 기반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다치치 않고 오래 활동하고 싶고, 제가 더 성장한다면 후에 말왕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싶어요. 수익이 안정화된다면 끼 있는 사람들을 발굴해 다른 콘텐츠에도 투자하고 싶고요.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늘 여러분들께 최선을 다해 신선한 콘텐츠를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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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5468@sportsseoul.com


사진ㅣ이게은 기자 eun5468@sportsseoul.com, 유튜브 '말왕TV'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