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추석 스크린이 ‘믿고보는 남자배우들’의 향연이다.

오는 19일 ‘명당’(박희곤 감독)의 조승우, ‘안시성’(김광식 감독)의 조인성, ‘협상’(이종석 감독)의 현빈 등이 각기 다른 장르의 신작(가나다 순)을 내놓으며 추석 스크린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특히 이 배우들은 성실하게 쌓아온 필모그래피로 관객들에게 신뢰를 준 까닭에 자연스럽게 이들은 이름만으로도 티켓파워를 보여준다.

영화관계자들은 이들 세명의 배우에 대해 “히트작에 관계없이 쉼없는 활동으로 믿음을 주는 배우군에 속한다. 스타성과 연기력 모두를 갖고 있어 팬층도 두텁다”면서 “게다가 모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는 활동으로 이들을 바라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신뢰를 더하고 했다”고 입을 모았다.

다가오는 한가위, 누구보다 치열하게 경쟁을 펼칠 스크린 남자 주연들의 매력을 알아봤다.

배우 조승우. 사진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최근 조승우의 행보를 지켜본 팬이라면 조승우 주연작이라는 말만으로도 ‘명당’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 깊이 있는 내면 연기로는 또래 배우 중 누구보다 탁월하다고 인정받는 연기력 덕분에 신뢰감이 더해지고 있다. 영화에서 인간의 운명을 바꿀 땅의 기운을 읽어내는 천재 지관 박재상이 된 조승우는 세파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한 성품을 그리는데, 최근 드라마에서 보여준 캐릭터들의 이미지까지 차곡차곡 쌓여 더욱 그럴듯하다.

또한, 조승우는 주인공이지만, 극중 명당을 소개하는 길잡이 캐릭터를 맡은 동시에 영화 속 갈등과 대립의 양축을 소개하는 화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 길잡이이자 화자로서의 모습은 마치 이야기의 중심에서 약간 빗겨선 듯한 모양이지만, 그런 그가 없었다면 결코 어울어질 수 없는 조합과 틀이었다는 사실을 영화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백윤식부터 지성 김성균 문채원 유재명 이원근에 이르기까지 각기 개성 강한 배우들의 이야기를 한데 모으는데 있어 그 중심에 조승우가 서 있는 것이다.

배우 조인성. 사진 | NEW 제공

기존의 캐릭터에 책임감이 덧대어진 모습이다. 안시성을 지키는 양만춘 역을 맡은 조인성은 전장에서는 냉정함으로 무장하지만, 안시성 성민들에게는 따뜻한 정을 나누는, 냉매력과 온매력을 오가는 리더상을 제대로 표현했다. 영화는 654년 천하를 손에 넣으려는 당 태종(박성운 분)이 고구려 변방의 안시성을 침공하는 얘기를 다뤘다.

아마도 몇몇 관객들은 “과연 조인성이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심어린 눈초리를 보낼 수도 있겠지만, 그는 전체를 아우르는 진정성있는 카리스마로 135분간의 러닝타임을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다양한 감정 표현을 해낸다. 물론, 여기에는 주위의 다양한 인물들이 큰 몫을 해냈다. 배성우를 필두로 엄태구, 박병은, 오대환, 박성웅, 성동일, 장광, 유오성까지 각기 다른 캐릭터들이 연기의 맛을 제대로 표현했다.

최근 몇몇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안시성’ 배우들의 팀워크를 볼 수 있었다. 팀워크가 실제상황였음을 깨닫는 것은 영화를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배우 현빈.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미 관객들은 ‘공조’의 현빈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날렵하게 뛰고, 저돌적이며, 묵직한 카리스마까지. ‘협상’의 현빈은 이를 한층 더 발전시켜 카메라 앞에 선 기분이다. ‘협상’은 태국에서 사상 최악의 인질극이 발생하고, 제한시간 내 인질범(현빈 분)을 멈추기 위해 위기 협상가(손예진 분)가 일생일대의 협상을 시작하는 범죄오락물이다.

생애 첫 악역을 맡은 현빈은 스타일리시한 악역을 보였다. 날선 카리스마로 통제 불가능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뭔가 아련한 눈빛은 왜 그가 그런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짐작케 했다. 한정된 공간안에서 손예진과 끈질긴 협상장면을 보이는 장면에선, 두 배우의 주고받는 연기의 묘미까지 느껴지는 것.

한층 풀어지고, 독해진 현빈이었지만, 리얼리티와 캐릭터가 그 어느때보다 살아 숨쉬는 연기적 표현은 이번 ‘협상’에서 제대로 보여준다. 인질범과 협상가로 대립각을 세우며 만난 손예진과의 케미는 로맨스물이었으면 더 좋았겠다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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