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 유재명 오대환 박병은 김상호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스크린에서 차세대 감초 대결이 펼쳐진다.

추석 연휴를 노리는 극장가에 쟁쟁한 작품들이 몰리면서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톱스타 주인공과 함께 조연진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특히 탄탄한 연기력 뿐 아니라 유쾌한 웃음을 주는 이들이어서 관객들로 하여금 추석에 어울리는 훈훈한 마음을 품게 한다. 이들의 활약은 앞으로 스크린을 석권할 차세대 감초 주자들의 박빙 대결로도 비쳐지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먼저 이미 지난 12일 개봉한 영화 ‘물괴’에서는 김인권이 웃음을 주는 역할을 도맡았다. 주인공 김명민과 콤비 호흡을 나서면서 김명민이 진중한 캐릭터에 집중했다면 김인권이 깨알 웃음 포인트를 선사하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동안에도 스크린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이며 일찌감치 차세대 감초 배우로 자리를 잡아오던 김인권이 이번에는 자신에게 절대 신뢰를 보이는 김명민을 만나 더욱 돋보였다.

19일 일제히 개봉하는 영화 ‘명당’, ‘안시성’, ‘협상’(가나다순)에도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감초 캐릭터들이 등장해 영화에 숨구멍 역할을 해준다.

‘명당’에서는 유재명이 조승우가 맡은 박재상 역의 오랜 친구이자 타고난 장사꾼 구용식으로 등장해 뛰어난 언변과 기지로 땅을 팔거나 위기를 벗어나는 등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유재명은 지난 11일 종영한 JTBC 드라마 ‘라이프’를 비롯해 최근 드라마들에서는 차분하고 진중한 엘리트의 모습을 선보인 터라 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변신이 아닐 수 없다. 유재명은 다른 배우들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연극무대에서 쌓아온 내공이 빛을 발하며 조만간 스크린을 평정하는 감초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안시성’에서는 박병은과 오대환이 눈길을 끄는 감초 캐릭터가 됐다. 각각 양만춘(조인성 분) 휘하에 있는 부하로서 박병은은 환도수장 풍 역으로, 오대환은 부월수장 활보 역으로 나서는데 한편이면서도 만나면 늘 티격태격 유치하게 서로를 못 마땅해 하는 사이지만,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바탕에 깔려 있어 관객들을 미소짓게 하는 브로맨스를 보여준다. 그동안에도 영화와 드라마에서 두각을 나타내 믿고 보는 조연으로 발돋움한 이들은 ‘안시성’을 통해서는 코믹 콤비 조합으로 시너지를 일으켰다.

‘협상’에서는 그동안에도 많은 영화에서 출중한 실력을 보여준 김상호가 손예진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에 웃음까지 담당했다. 극중 위기협상팀 소속 조사관 안혁수 역을 맡은 김상호의 등장이 특히 더 반가운 이유는 영화는 내내 인질범과 협상가로 대치하는 현빈과 손예진의 진지하고 묵직한 연기로 일관하는데, 여기서 김상호가 유일하게 긴장감을 웃음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작정하고 웃기는 캐릭터는 결코 아니지만 특유의 말투와 행동이 분위기를 환기하는 인물이 됐다.

한 관계자는 “요즘 추세가 믿고 보는 조연과 씬스틸러들에 대한 기대가 크고, 내공이 남다른 연배 있는 배우들에 대한 신뢰가 크다. 또, 영화를 주도하는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시기인데, 조연배우와 감초배우 풀도 바뀌는 분위기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추석 영화 대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조연들은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잡을 게 분명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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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영조·최승섭·배우근·김도훈기자 kanj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