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윤형 인턴기자]대한민국 가요계에 여풍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성공하기 어려운 모델 중 하나로 '여성 솔로 아티스트'를 꼽는다. 그룹과 달리 혼자 노래를 부르며 넓은 무대 공간을 꽉 채우려면 압도적인 에너지와 카리스마가 필요하다. 야심찬 등장은 많았으나 안타깝게도 좋은 성적을 이루기 어려웠고, 그만큼 '반짝'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때문에 인순이,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의 뒤를 잇는 '디바'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 꾸준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하며 2018년 상반기를 호령한 여성 솔로 아티스트들이 있다.



◇ 선미, '가시나' '주인공' '사이렌'까지. 3연속 메가 히트를 치다


2018년 상반기 무대는 선미가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3월 오랜 시간 함께한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새로운 둥지에 정착했다. 실력파 그룹 어반자카파가 소속된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 것. 같은 해 8월 YG엔터테인먼트의 테디가 설립한 더블랙레이블과 협업을 진행, '가시나'를 발매했다.


이후 음원 차트 올킬은 물론 음악방송 5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여성 솔로 아티스트로서 지닌 가능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간의 걱정과 우려를 불식시키는 결과였다. 무엇보다 워너원 이대휘, NCT 재현, 소녀시대 써니-효연, 싸이, 한혜진 등 여러 연예인이 '가시나' 속 저격 춤을 패러디해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열일' 행보는 계속됐다. 지난 1월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주인공'은 곧바로 7개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앞서 '보름달', '24시간이 모자라', '가시나' 등의 상승세를 이어가던 선미는 '주인공'으로 톱 아티스트 반열에 올라섰다.


그는 지난 4일 발매한 새 앨범 '워닝(WARNING)'을 통해 본격적으로 입지를 다져갔다. '워닝'은 '가시나'와 '주인공'을 잇는 3부작 프로젝트의 마무리를 짓는 앨범이다. 8개월 만에 들고나온 타이틀곡 '사이렌'은 선미가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재능을 돋보이게 했다. 그룹 원더걸스 출신이 아닌 선미 그 자체를 독보적인 존재로 만든 노래인 셈. 컴백 이후 각종 음원 차트와 음악방송 1위를 석권하며 홀로서기에 완벽히 성공했음을 알렸다.



◇ 청하, 차세대 슈퍼 루키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다


청하는 지난해 6월 데뷔곡 '와이 돈츄 노우(Why Don't You Know)'를 들고 솔로로 출격했다. 프로젝트 그룹 아이오아이 멤버 중 유일하게 솔로 가수로 출사표를 던진 그는 데뷔 곡을 상위권에 랭크시키며 퍼포먼스와 가창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지난 1월 발매한 두 번째 미니 앨범 '오프셋(Offset)' 타이틀 곡인 '롤러 코스터(Roller Coaster)'로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거머쥐었다. 결코 단발적인 인기가 아니었다. '롤러 코스터'는 상위권에 머무르며 올해 상반기 TOP10까지 인기몰이했다. 대형 기획사에 소속된 가수들 틈에서 이만큼 성장한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였다.


새로운 '여름 퀸'으로 자리를 공고히 했다. 지난 7월 공개된 청하의 세 번째 미니앨범 '블루밍 블루(Blooming Blue)' 타이틀곡 '러브 유(Love U)'는 발매 직후 지니, 벅스, 올레뮤직, 엠넷, 소리바다 등 총 5개의 주요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 정상에 올랐다. '와이 돈츄 노우'와 '롤러코스터'에 이어 '러브 유'까지 1위를 차지하며 신인 가수로서는 이례적으로 연이은 히트에 성공했다. 짙어진 푸른색처럼 더욱 성장한 그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러브 유'는 파워풀한 브라스 섹션과 시원한 트로피컬 사운드를 기반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멜로디, 더욱 견고해진 청하의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며 폭염에 지친 리스너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



◇ 태연-아이유, 10월 단독 콘서트 개최로 저력을 과시하다


'믿고 듣는 아티스트' 태연은 오는 10월 20일과 21일 이틀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세 번째 단독 콘서트 <아포스트로피 에스…태연 콘서트('s…TAEYEON CONCERT)>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매력적인 음색과 뛰어난 가창력, 화려한 퍼포먼스 등이 어우러진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킬 전망.


이번 콘서트는 지난해 5월 서울을 시작으로 타이베이, 방콕, 홍콩 등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성황리에 펼쳐진 아시아 투어 '페르소나(PERSONA)' 이후 1년 5개월여 만에 선보이는 태연의 단독 공연이다. '센서빌리티(sensibility)'를 콘셉트로 감각적인 음악 세계와 다채로운 무대를 예고해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아이유 역시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올림픽 공원 체조경기장 무대에 오른다. 지난 18일 아이유의 소속사 카카오M 측은 "오는 10월 말부터 12월까지 국내 및 아시아 국가 7개 도시에서 '2018 아이유 10주년 투어 콘서트-이 지금' 무대를 열고 대대적인 아시아 투어에 돌입한다"고 전했다.


특히 '공연 퀸' 아이유는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최초로 입성하며 압도적인 스케일의 무대를 예고했다. 체조 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흥행 보증수표로서의 이름값을 인정받은 셈이다. 여자 솔로 아티스트에게는 더욱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아이유는 패티김, BMK, 인순이에 이어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역대 네 번째 여자 솔로 아티스트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데뷔 10년을 아우르는 무대를 꾸미며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 솔로 뮤지션으로 자리매김한 '오늘'의 아이유를 만나볼 수 있기에 더욱 기대감이 쏠린다.


약 1년여 만에 열리는 이번 단독 콘서트는 내달 28일 부산을 시작으로, 광주, 서울로 이어지며 총 4회에 걸쳐 진행된다. 12월부터는 '아시아 투어'로 규모를 확장해 홍콩, 싱가포르, 방콕, 타이베이의 현지 팬들과 만날 계획이다.


이들은 추석 연휴에도 쉼 없이 일한다. 선미는 해외 스케줄 소화를, 청하는 EBS 라디오 '경청'에서 '세대공감퀴즈쇼' 특집 방송을 진행한다. 태연과 아이유는 다음 달로 다가온 콘서트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 네 명의 솔로 아티스트들을 필두로 여풍이 더욱 강세를 보일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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