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별력 없는 기록·공허한 호통, 아무 것도 없었던 야구 국정감사[현장속으로]
  • 입력 2018-10-11 06:00
  • 수정 2018-10-1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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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1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 선동열 야구 대표팀 감독과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부회장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 사진은 국정감사 전 모습. | 윤세호기자 bng7@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남는 것은 없었다. 터무니 없는 기록을 제시하고 뚜렷한 증거없이 의혹만 나열했다.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던 야구 국정감사의 결과는 허무함 그 자체였다.

선동열 야구 대표팀 감독과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부회장은 10일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응답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증인신청으로 이뤄진 이번 국정감사는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나온 의혹을 속시원하게 풀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최초로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선 만큼 냉철하고 변별력있는 자료를 통한 날카롭고 정당한 비평이 이뤄질 것 같았다.

정반대였다. 시작부터 어처구니 없는 자료가 나왔다. 김수민 의원은 선 감독에게 2017시즌 기록을 떳떳하게 펼쳐보였다. 김 의원은 2017시즌 김선빈과 오지환의 성적을 나열했다. 그러면서 “오지환 선수와 같은 포지션 선수의 성적을 뽑았다. 오지환 선수는 출루, 타율, 삼진, 실책에서 하위권이다. 국가대표 선발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기록을 본 선 감독이 “엔트리 구성 당시의 기록을 참고했다. (시즌이 진행된) 3개월 기록에 중점을 뒀다. 올해 기준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뽑았다”고 하자 김 의원은 “3개월의 성적으로는 선수들의 기량을 가리기 힘들다”고 단정지었다. 당장 국제대회에 출전할 선수를 판단하는데 2018시즌이 아닌 2017시즌의 기록에 신빙성이 있다는 궤변을 펼친 것이다.

오지환의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이 발표된 시기는 6월 11일이다. 이날까지 오지환은 타율 0.300을 기록했다. 유격수 중 주전 유격수로 대표팀에 승선한 김하성 다음으로 높은 타율을 올렸다. 유격수 중 타석과 경기수는 가장 많았다. 부상 없이 거의 전경기에 나섰다. 선 감독이 밝힌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에 부합한다. 김 의원은 선 감독에게 선수의 통산 기록도 봐야한다고 했는데 10일 현재 오지환의 통산 OPS(출루율+장타율)는 0.763이다. 김선빈은 0.749로 오지환보다 낮다.

손혜원 의원이 주장한 전임감독제 시행과 아마추어 미선발 배경도 잘못됐다. 손 의원은 전임감독제 시행과 아마추어 미선발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KBSA가 공작을 펼친 결과라고 해석했다. 손 의원은 “대표팀에 아마추어 선수를 뽑지 않은 것은 KBSA가 KBO와 같은 건물에 있어서 그렇다. 선 감독이 대표팀 감독이 된 이유도 KBO가 결정해서 그렇다. 이 난리가 났는데 선 감독은 2020년까지 계약이 됐다”고 소리쳤다.

공허한 호통이다. 전임감독제 시행은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탈락이 발단이었다. 당시 일본이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전임감독제를 시행하듯 한국야구도 대표팀 세대교체와 전문화를 이루기 위해 전임감독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 우승팀 감독, 혹은 대회마다 감독을 선임하면서 야기된 비연속성을 탈피하기 위해 결정된 사안이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아마추어를 선발하지 않은 것도 타당한 이유가 있다. 2010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한 김명성,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포함된 홍성무 모두 프로 입단 후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병역특례 혜택만 받았다. “아마추어와 프로는 실력차가 많이 난다. 이번에 아마추어를 뽑았다면 이 또한 논란이 됐을 것이라 본다. 나는 실력껏 뽑았다”는 선 감독의 말에 더 무게가 실린다.

선동열

선동열 야구 대표팀 감독이 10일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문을 듣고 있다. | 윤세호기자 bng7@sportsseoul.com

손 의원은 “선수 선발과 관련된 일은 KBO가 아닌 KBSA가 했던 것”이라고 했는데 이 또한 잘못 짚었다. 아시안게임 이전까지 대표팀 선발은 KBO 소속의 기술위원회가 맡았다. 기술위원회에서 예비 엔트리를 작성하고 대표팀 감독, 코치들이 기술위원회와 상의를 통해 최종 결정했다. 프로선수들이 참가하기 시작한 1998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대다수 국제대회에서 선수 선발은 KBSA와 무관했다. 더불어 손 의원은 선 감독에게 “연봉 외에 무제한 판공비를 받는 것으로 안다”, 양 부회장에겐 “KBO에 있을 때 연임을 저지했는데 KBSA에서 실권자가 됐다”고 말해 헛웃음을 자아냈다. 선 감독은 “별도의 판공비는 없다. 판공비는 연봉에 포함돼 있다”고 답했고 양 부회장은 “1년만 봉사하라고해서 KBSA에 왔다. KBSA로부터 어떤 금액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버젓이 국정감사까지 열어놓고 뚜렷한 증거 없이 ‘소문’과 ‘댓글’에 의존한 의혹만 나열하는데 그쳤다.

그동안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선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외에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에서도 병역특례를 고려한 선수 선발이 있었다. 병역특례에 초점을 맞추면 2018 아시안게임보다 2014 아시안게임이 더 심각했다. 9구단 체제였던 당시 SK를 제외한 8팀에 미필자가 한 명씩 대표팀에 승선했다. 국정감사를 열었으면 잘못을 제대로 지적하고 건설적으로 미래를 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문제점을 명확하게 꼬집으며 아시안게임 대표팀 연령제한이나 전원 아마추어 선수 출전 등의 방안을 개진했다면 공감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여론을 의식하기에 앞서 현장부터 제대로 파악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번 국정감사는 국회의원들의 터무니 없는 질문과 성의없는 준비로 남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시간과 세금만 낭비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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