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의원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입력 2018-10-11 14:52
  • 수정 2018-10-1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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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논란 기자회견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포토]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선동열 감독이 4일 ‘대표팀 일부선수’의 병역논란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심정을 밝히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창피했다. 국민의 대표라고 자처한 더불어민주당 손혜원(63)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국감)에서 이미 ‘야구 몰라요’를 과시했다. 이번엔 그 이상이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32) 의원도 어이없는 질문을 당당하게 쏟아냈다. 이들을 공천하고 여의도에 방 한 칸 내어준 선배 정치인들의 기분은 어땠을까. 인물은 무시하고 오로지 당만 보고 투표한 지역구 유권자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이들 중 야구팬이 있다면 낯뜨거워 얼굴을 들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포퓰리즘은 정치공학으로도 이미 구태다. 포털사이트 댓글로 민심을 읽었으니 국감 이후 쏟아진 댓글에서도 ‘1200만 야구팬’의 마음을 읽기 바란다.

국회의원이 야구 문외한인 것은 사실 크게 문제될 게 없다. 야구는 공 하나를 지켜보는 3만 관중의 시각에 따라 3만 개의 해석이 가능한 스포츠다. 하루 이틀 공부하면 기본 규칙은 알 수 있겠지만 야구를 이해할 수는 없다. 현장에서 평생 야구인으로 지낸 원로들도 “야구, 참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알 것 같은데 또다른 변수가 등장하고 풀었다 싶으면 차원이 다른 문제가 앞을 가로 막기 때문이다. 국감을 통해 병역특례에 관한 부정과 폐단을 척결하고 개선하겠다는 의도였다면 이런 식의 ‘정치 쇼’를 무대에 올릴 것이 아니라 관련법 종사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체육계 최상위 기구(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의 개선안을 이끌어내는 것이 바람직한 해법이었을 것이다.

국감

1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 선동열 야구 대표팀 감독과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부회장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 사진은 국정감사 전 모습. 윤세호기자 bng7@sportsseoul.com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2년 연속 국감에 야구를 끌어 들인 손혜원 의원의 ‘의도’다. 야구 광팬임을 자처했고 실제로 두산의 ‘반달곰 유니폼’을 디자인 한 것으로 알려진 손 의원이 정권교체 후 갑자기 야구계를 적폐의 온상으로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올해에도 손 의원의 표적은 한국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양해영 부회장에게 쏠려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 자격으로 국감에 불려갔던 양 부회장은 올해 KBSA 부회장 자격으로 또 증인석에 앉았다. 손 의원은 “지금 야구계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양해영 부회장 탓”이라는 투로 몰아붙였다. 근거도 이유도 설명도 없이 양 부회장이 ‘적폐의 아버지’ 김기춘 전 청와대비서실장의 비서관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 놈만 패’는 주유소습격사건의 무대포가 따로 없다.

손 의원은 “선 감독이 야구계로부터 이용당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동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먼저 냉철하게 자신을 한 번 되돌아 봤으면 한다. 손 의원이 그토록 신뢰하는 정보원이 혹시 야구계에 누군가를 밀어넣기 위해 정치를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적폐청산이라는 허울좋은 미명하에 개인의 사욕을 채우기 위해 손 의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은 아닌지를 말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전후사정 따지지 않고 ‘나와 친분이 있으니 신뢰할 만하다’거나 혹은 ‘내 비위를 거슬린 이와 관계가 있으니 적폐 세력이다’는 순진하고 단순한 생각으로 돌격대장을 자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왜 손 의원의 핵심 정보원이 펼치는 주장과 논리가 우스개만도 못한 취급을 받고 있는지 장기판 앞에 선 훈수꾼의 시각으로 들여다보기를 바란다. 국민의 대표로 불리는 사람이 국민 앞에 추태를 보이는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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