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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올시즌 전북이 한 번도 못 이긴 유일한 팀, 바로 인천이다.

K리그1 절대강자 전북은 스플릿 시스템 도입 후 처음으로 스플린 라운드 전 우승을 확정했다. 압도적인 기세로 2위와의 차이를 벌렸고, 여유롭게 32라운드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얻었다. 20일 전주성에서 열리는 정규라운드 마지막 경기 인천전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치를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인천은 올시즌 전북이 리그에서 잡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전북은 나머지 10팀을 상대로 모두 승리했다. 강원과 대구, 서울, 제주를 상대로 3전 전승을 거뒀고, 경남이나 수원, 상주, 울산, 전남 등을 만나 두 번 이겼다. 전북은 모든 팀들에게 까다롭다. 상대전적에서 뒤지는 팀은 포항과 인천뿐이다. 그래도 포항전에서는 1승2패로 승리가 있다. 문제는 인천이다. 전북은 인천 홈 개막전서 패하고, 안방에서 비기는 등 인천만 만나면 어려운 경기를 했다. 전북이 우승팀이고 인천이 다이렉트 강등권인 12위에 머물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이해하기 힘든 전적이다. 공교롭게도 잔칫날 인천을 상대하게 됐다.

전북은 조기에 우승을 확정했지만 우승 분위기를 내지 못하고 있다. 팀을 상징하는 최강희 감독의 중국 이적설이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수면 위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클럽하우스 공기는 차분하고 어색한 감까지 흐른다. 팬들도 우승 기쁨을 만끽하지 못하고 있다. 만에 하나 시상식 날 약체 인천에 지기라도 하면 어느 때보다 우울한 세리머니가 될 수밖에 없다. 무승부도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반드시 승리해야 활짝 웃으며 트로피를 들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전북에 강한 인천은 우승팀 사정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강등권 탈출을 위해서는 승점 1점이 급하다. 인천은 승점 30으로 11위 전남에 2점 뒤진다. 10위 상주보다는 3점 부족하다. 이제 겨우 6경기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매 경기가 결승이라는 생각으로 나서야 한다. 상대적으로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전북을 잡고 스플릿 라운드에 들어가면 기세를 올려 생존 경쟁에 나설 수 있다. 강팀을 만나지만 잘만 하면 오히려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선수들도 시즌 상대전적에서 앞서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인천은 K리그 최고의 생존 본능을 갖춘 팀이다. 매 시즌 하위권에서 강등 위협을 받으면서도 막판에 들어가면 힘을 내 극적으로 잔류한 역사를 자랑한다. 지금이 바로 인천이 힘을 내는 시기다. 실제로 최근 3경기에서 인천은 1승2무로 승점을 착실하게 쌓고 있다. 전북 잔치에 고춧가루를 뿌리는 일은 잔류 행보의 서막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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