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LA다저스 류현진.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31·LA 다저스)이 시즌 최악의 투구로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 확정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류현진은 20일(한국시간) 류현진(31)은 20일(한국시간) 밀러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에 선발등판해 1회에만 4연속타자 안타로 4실점하는 등 3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볼배합을 읽혔고 변화구에 포커스를 맞춘 밀워키 타선을 넘어서지 못했다.

1회말 마운드에 올라 로렌조 케인에게 초구, 2구, 3구를 모두 포심 패스트볼로 구사했는데 최고구속은 93마일(약 150㎞)까지 측정됐다. 힘을 모으는 동작도 좋고 팔도 경쾌하게 빠져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그러나 케인이 빠른 공에 반응을 보이지 않자 살짝 조급한 표정이 엿보였다. 결과적으로 변화구를 스트라이크존으로 밀어 넣다 연속 안타를 맞았다. 정규시즌 때에도 좀처럼 나오지 않은, 돌발변수가 생겼을 때 대응력이 다소 떨어지는 인상이었다. 밀워키와 지략싸움에서 다저스가 판정패한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
LA 다저스 류현진.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1회말 2사 1, 2루 위기에서 만난 헤수스 아길라에게 2볼 1스트라이크에서 던진 바깥쪽 체인지업이 우월 2타점 2루타로 둔갑했다. 3구째 컷패스트볼이 볼 판정을 받아 볼카운트 싸움에서 주도권을 내준 게 뼈아팠다. 1-2로 역전당한 2사 2루에서 마이크 무스타커스에게 던진 초구가 다시 한 번 우월 2루타가 됐다. 2루타 두 개 모두 다저스 외야 수비 시프트와 반대 방향으로 타구가 흘러 약간의 불운도 작용했다. 허니컷 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해 류현진을 안정시켰지만 에릭 크라츠에게 초구에 커브를 던지다 또 우전 적시타를 내줬다. 올랜도 아르시아에게 체인지업을 던지다 좌전 안타를 맞고 또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투수인 웨이드 마일리를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보내고 힘겨운 1회를 마쳤다.

1회말 실점과정을 들여다보면 커브와 체인지업 두 개씩, 컷 패스트볼 1개가 각각 안타로 연결됐다. 케인이 때려낸 내야안타는 완벽히 빗맞은 타구였지만, 나머지 안타들은 정타였다. 변화구가 모두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간 게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일반적으로 류현진이 던지는 커브나 체인지업은 스트라이크존에서 볼로 빠진다. 이날 류현진은 우타자 기준으로 바깥쪽 일변도의 볼배합을 구사했는데 커브와 체인지업 궤적이 둘 다 가운데로 휘어져 들어오는 탓에 밀워키 타선의 노림수에 완벽히 걸려 들었다.

그러나 투구패턴에 변화를 너무 늦게 줬다. 2회말 1사 후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페인지업을 던지다 우중간 2루타, 라이언 브론에게 커브를 구사하다 우중월 적시 2루타를 내줘 5점째를 빼앗긴 류현진은 트래비스 쇼에게 포심과 컷패스트볼만 던져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2사 1, 2루에서는 마이크 무스타커스에게 포심 패스트볼로 3구 삼진을 잡아냈다. 1회부터 힘으로 밀어붙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다.

류현진
류현진이 24일 샌디에이고전에서 안타를 치고 나간 뒤 후속타 때 홈을 밟고 있다. 류현진은 3타수 3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캡처 | MLB닷컴

3회말 투구가 이를 증명한다. 세 타자를 공 10개로 가볍게 제압했다. 에릭 크라츠를 3루수 강습 땅볼로 잡아낸 뒤 올랜도 아르시아에게 몸쪽 포심 패스트볼로 좌익수 플라이를 유도했다. 투수인 웨이드 마일리에게도 포심과 커터, 하이 패스트볼로 체크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3회 던진 10개 중 변화구는 아르시아에게 던진 4구째 커브(스트라이크)가 유일했다.

타석에서도 안타를 때려냈지만 분위기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2회초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류현진은 깨끗한 우전안타로 자신의 포스트시즌 통산 두 번째 안타를 때려냈다. 하지만 첫 타석에서 리드오프 홈런을 쏘아 올린 데이비드 프리즈가 1루수 파울플라이로 돌아서 아쉬움을 남겼다.

다저스 타선은 9회까지 단 5안타 2득점으로 침묵했고 2-7로 무릎을 꿇었다 .적지에서 월드시리즈 진출 티켓을 놓고 사실상 단판 승부를 펼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단기전에서 선발 투수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된 경기였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