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타 김태균, 베테랑의 힘 [포토]
한화 김태균이 22일 고척돔에서 열린 준PO 3차전 3-3으로 맞선 9회 타석에서 역전 적시타를 때려낸 뒤 기뻐하고 있다. 2018. 10. 22 고척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가장 중요한 순간 한 방을 날렸다. 한화 역대 최고 타자 김태균(36)이 11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경기에 선발 출장해 승리를 이끌었다. 9회초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날리며 벼랑 끝에 몰린 한화를 일으켰다.

김태균은 22일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2회초 무사 1루에서 좌전안타를 날려 선취점의 발판을 만들었고 9회초에는 결승 2루타를 터뜨렸다. 1. 2차전 벤치에서 대타로 대기했으나 선발출장 기회를 얻자마자 진가를 발휘하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김태균은 준PO 3차전 MVP로 선정됐다. 다음은 경기 후 김태균과 일문일답.

-활약한 소감부터 말해달라.

우리 팀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날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장민재 선수가 잘 던져줘서 이길 수 있었다. 장민재 선수가 정말 잘 했다. 9회에 특별하게 구종을 노린 것은 아니다. 이보근 선수 구위가 좋기 때문에 짧고 정확하게 치려고 생각했다. 실투가 와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11년 만의 가을야구 경기에 선발 출장한 느낌은 어땠나?

오랜만의 가을야구라 그런지 모든 게 다 새로운 것 같다. 너무 오랜만에 한 게 아닌가 싶다. 11년 전인 2007년에는 내가 어린 선수였다. 선배님들이 잘 이끌어줘서 큰 부담 없이 경기를 했던 것 같다. 당시는 가을야구가 이렇게 소중하다는 생각을 못한 게 사실이다. 어느덧 11년이 흘러갔다. 그러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나처럼 오랫동안 가을야구에 못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후배들은 팀이 강해져서 꾸준히 가을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1, 2차전에 선발 출장하지 못했고 시즌 중에도 빠진 경기가 많았다.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는 게 영광스럽고 후배들에게 고맙다. 경기에 많이 출전하지 못했음에도 후배들이 잘 해줘서 고맙고 미안하다. 1, 2차전 선발로 못 나왔지만 선발로 나올 때와 마찬가지로 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계속 준비했다. 1, 2차전이 체력적으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뒤에서 계속 준비했다. 스윙을 500개 정도 했다. 1차전 끝나고 집에서 한 것도 없는데 녹초가 됐다.

-홈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패했을 때는 어떤 기분이 들었나?

대전에서 11년 동안 기다려주신 팬에게 죄송했다. 2연패를 당했음에도 선수들을 격려해주시는 팬 모습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 한화 팬이 정말 보살 팬이 맞다고 다시 생각했다.

-9회 적시타 치고 세리머니도 인상적이었다.

이전에도 세리머니 찬스가 있었는데 쑥스러워서 잘 안했다. 이번에도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하긴 했는데 하고나니 쑥스럽더라.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