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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규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이 국회 국정감사 증인 참석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김현기기자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전명규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의원들은 그에게 여러 질문을 쏟아냈다. 지난 2018년 평창 올림픽 전·후로 불거진 전횡 논란, 그리고 2014년부터 시작된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피해, 빙상계의 고질적인 파벌 문제 등이 한꺼번에 제기됐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 전 부회장이 나타나자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이 맨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3~5월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특정감사를 벌여 관리단체 권고를 처분했고, 대한체육회가 지난 달 결국 관리단체 지정을 의결했다. 징계 중심에 전 전 부회장이 있다. 그는 대한체육회에서 금지한 상임위원회를 만들어 전횡을 휘두른 것으로 밝혀졌다. 전 전 부회장은 “규정 외의 일 했나”, “돈과 구설수 있나”, “성추행 했나”, “부정입학 있었나”라는 한 의원 질문에 전부 “없다”고 부인했다. 이어 “다른 것은 잘 모르겠으나 나에 대해선 일방적인 감사였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표시한 뒤 “내가 자문한 것을 뒤에서 조종했다고 하는 감사보고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한 의원이 “부끄러움 없이 말할 수 있나”라고 재차 묻자 전 전 부회장은 “그렇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 전 부회장의 코치 체벌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며 전 전 부회장에 대한 추가 감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출발점은 지난 1월17일 문재인 대통령의 진천선수촌 방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메달 후보 심석희가 불참했는데 대한빙상경기연맹에선 심석희가 감기 때문에 빠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고, 심석희는 문 대통령 방문 직전 조재범 대표팀 코치에게 폭행을 당하고 선수촌을 이탈한 상태였다. 조재범은 지난 달 20일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상태다.

손 의원은 “감옥에 있는 조재범 코치가 내게 편지를 보냈다”며 “(전 전 부회장이 교수로 재직하는)한국체대 입학하지 않고 연세대를 간 최민정의 실력이 너무 좋다보니 전 전 부회장이 교수 연구실에서 조 코치를 2~3시간씩 세워놓고 욕을 하고, 다시 휴대폰 보다가 다시 세워놓고 때렸다. 조 코치가 뺨도 맞았다는 내용이다”고 했다. 전 전 부회장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짧고 강하게 부인했다. 전 전 부회장은 “심석희가 조 코치에 맞은 뒤 기자회견하려는 것을 막았다”는 손 의원의 녹취록 공개에 대해서도 “그런 일이 없었다”며 심석희가 아닌 다른 사람이 추진한 회견이었다는 뜻을 전했다. 또 “평창 올림픽이 중요했다”며 회견으로 대표팀이 와해되는 것을 막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조 코치의 폭로 및 심석희 회견 무산 등의 이유를 들어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게 추가 감사를 요구했다. 손 의원은 “전 전 부회장은 재판정에 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나선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겸 문체위 위원장은 전 전 부회장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관계를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전 전 부회장이 최순실의 전횡에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이다. 전 전 부회장은 “반대 세력들이 (2014년 소치 올림픽 3관왕)안현수를 내가 러시아로 보냈다고 지목해서 내가 빙상연맹을 떠났다. ‘스포츠 4대악 센터’ 등에서 내 주변을 상당히 조사했다. 내 주변을 조사하고 비리를 털려고 했다”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안현수가 본인의 입으로 ‘그런 것(전 전 부회장) 때문에 가지 않았다’고 공개하면서 내 누명이 벗어지지 않았나라고 본다”고 빙상계 파벌 싸움이 실제로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장시호와 빙상 김 모 선수와 관계 때문에 조사를 받았다는 이야기에 대해 해명해달라”는 안 의원 질문엔 “제자(김 모 선수)가 최순실 김종 장시호와 만나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제자가 찾아와서, 스케이트영재교육센터를 만든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여기 끼어선 안 된다고 했고, 그 단체에서 빼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 전 부회장은 “최순실 눈밖에 난 것 아니냐”는 안 의원 질문에 “모르겠으나 주변의 상황이 바뀌었다”고 했다. 지난 해 최순실 특검 호출 받은 일도 전했다. 전 전 부회장은 “특검에서 오라고 했으나 당시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참가 중이어서 못 갔다. 이후 특검이 해체됐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은 “(최순실 장시호의)K스포츠재단 및 동계영재센터 진행을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지금 정권에서도 적폐로 몰리는 것 같다”고 했다.

전 전 부회장은 “4년 전에 안현수를 내가 러시아로 보냈다는 세력들이 평창 올림픽 전후에 이런 일 하고 있다고 본다”며 반대 파벌들의 공작임을 주장했다. 이어 “내가 부족한 덕이라 생각하고 4월에 빙상연맹 부회장직을 관 뒀다. 난 이제 연맹의 직을 더는 안 맡는다고 했다”고 했다. 전 전 부회장은 “후임자가 잘 이끌어 나갔으면 한다. 난 경기 성적을 올리느라고 나름 노력을 했다. 일부 사람들이 상처받았다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용서를 구했다.

silv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