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기적이란 이런 것을 보고 말하는 것이다. 지어낸 듯 믿기 어려운 기적인 데다 스포츠의 감동까지 선사하고 있다.


기적의 주인공은 현재 세계적인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서 프로그램 MC로 활약하는 빅토리아 알렌이다. 알렌은 배우, 강연자, 모델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알렌은 앞서 지난 2012년 미국 국가대표로 런던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 여자 수영에 출전해 4개의 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자유형 금메달을 비롯해 3개의 은메달을 목에 건 그는 당시 자유형 100m 세계 신기록을 달성했다.


대기록을 세운 뒤 그의 이야기는 많은 주목을 받았다. 바로 알렌이 기적을 일궈낸 주인공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 2006년 11번째 생일이 지난지 얼마되지 않아 폐렴 증상을 보이다 쓰러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대로 눈을 뜨지 못한 알렌은 무려 4년이라는 시간동안 '식물인간'으로 지냈다. 당시 알렌의 담당의는 의식 회복 가능성을 '0'으로 보고 뇌사 판정까지 내렸다.


하지만 하늘은 식물인간이 된 소녀를 버리지 않았다. 알렌은 의식불명에 빠진지 2년이 지났을 무렵부터 의식을 차렸다. 그럼에도 처음에는 아무도 그의 상태를 알지 못했다. 다만 가족은 알렌을 포기하지 않았다. 가족의 응원 덕분에 힘을 낸 알렌은 2년의 시간을 더 보냈다. 그러다 2009년 12월 그는 어머니와 눈을 마주치며 의사소통에 성공했다. 알렌은 이를 시작으로 조금씩 회복했다.


특히 알렌의 첫 마디는 그의 가족을 눈물 흘리게 했다.그의 첫 마디는 "나는 다 듣고 있었다"며 "가족이 내가 깨어날 수 있을 것을 믿어줬기에 힘내서 버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의식을 차리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된 알렌이었지만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었다. 뇌와 척수에 영구 손상이 생기면서 반신불구로 살아야 한다는 판정을 의료진으로부터 받았다.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하기 시작한 알렌은 정상적 회복을 위한 끈을 놓지 않았다. 그의 가족 역시 어린 시절 수영에 소질있던 알렌에게 수영으로 재활하도록 도왔다.




의지와 끈기의 알렌은 의료진의 판정을 뒤엎었다. 수영을 통해 세계 무대에 도전해 기적같은 성과를 올린 것이다. 그의 기적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물에서는 자유로웠지만 땅 위에선 여전히 휠체어를 타야했기 때문이었다.



알렌은 집념와 열의로 재활에 전념했고 의식을 차린지 6년 만에 서는 데까지 성공했다. 목발 짚고 혼자 걸을 수 있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더 혹독한 재활훈련도 견딘 알렌은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는 지금의 모습이 됐다.


알렌의 기적같은 이야기는 깊은 감동과 울림을 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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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알렌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