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팀킴 김선영 \'올림픽 때 인터뷰도 시키는 대로 했다\'
경북 여자컬링팀 ‘팀킴’이 김선영이 대한체육회에 제출한 호소문과 관련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지도자들이 바라는 건 하나다. 독재적인 운영 시스템에서 나온 비리들이 세상에 알려지고 이제라도 컬링인의 인권이 바로 서는 것이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경상북도가 합동 감사 중인 ‘팀 킴 사태’에 대해 국내 컬링 지도자들이 선수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한국컬링지도자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팀 킴의 폭로에 대한 투명하고 명확한 감사를 요구하며 비리 사항이 발견될 시 즉각적인 검찰 수사를 요구한다’면서 ‘김경두 (컬링연맹) 전 부회장 일가의 의성컬링장과 경북컬링연맹에 대한 제왕적 운영은 협회 모든 지도자가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오랜 기간 느끼고 있었으며 컬링연맹을 장악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그동안의 역사도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팀 킴이 주장한 선수에 대한 지도자의 부당대우와 더불어 최근 여러 컬링인이 언론에 제보하고 있는 김 전 부회장의 독재적인 과거 행보도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 성명서는 컬링 지도자 32명의 동의로 작성됐다. 이재호, 이승준 남녀 국가대표 감독은 물론 청소년 대표 지도자와 각 시도연맹 지도자 및 관계자가 동참했다.

남자 국가대표 상비군을 이끄는 박만 감독은 20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김경두 일가의 막강한 힘에)그동안 컬링 지도자들이 문제를 직감하고 있었음에도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며 “팀 킴에서 이 얘기가 먼저 나오면서 우리가 힘을 실어야 할 때라고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부회장이 컬링의 선구자 구실을 한 건 맞다. 그러나 (권력을 잡은 뒤)컬링 발전을 저해한 인물이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감사 쟁점 중 하나인 국내 최초의 컬링전용경기장인 의성전용경기장과 관련해 “예전부터 김 전 부회장이 관리하면서 다른 팀의 사용을 불허했다.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열어주지 않았다. 오로지 친분이 있거나 자신들의 편에 서는 쪽에만 문을 열었다. 결국 뜻을 따르지 않은 컬링인은 아이스링크를 찾아다니며 운동해왔다”고 털어놨다.

[포토]김민정 감독, \'잘 싸웠어 우리 선수들!\'
팀 킴이 지난 2월25일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결승전 스웨덴전에서 은메달을 확정한 뒤 김민정 감독(왼쪽)과 악수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또 김 전 부회장이 컬링연맹 회장직을 노리고 내부 장악을 시도했을 때 각 시도 컬링 핵심 인사를 포섭해 맹목적 충성을 강요했다고도 주장했다. 박 감독은 “충북 지역 중학교 지도자를 할 때였다. 당시 김 전 부회장은 충북 컬링 행정을 총괄하는 한 지도자에게 별도의 중책을 맡겼다. 그는 언젠가부터 우리에게 ‘큰 집(경북체육회)이 잘 돼야 작은 집이 잘 된다’는 표현까지 썼다”고 말했다. 김 전 부회장은 당시 제대로 활동하지 않는 유령단체에 가까운 초등연맹, 여성컬링연맹, 중·고 컬링연맹을 만들어 지인을 배치하고 회장 선거권을 확보하려했다. 박 감독은 “결국 자신의 표를 더 늘리기 위한 방식이었다. 그 후 충북은 컬링 중등부 자체가 없어졌고 고등부도 예전보다 쇠퇴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나 뿐 아니라 모든 지도자는 김 전 부회장 일가의 독재적 운영 체계에서 나온 비리가 알려지고 처벌받기를 원한다. 선수와 지도자의 인권이 바로 서야 한다. 하루 빨리 컬링이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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