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질주는 멈추지 않는다.

25일 영화관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보헤미안 랩소디’는 누적 관객 수 427만 4232명을 기록했다. 특히 개봉 25일째인 지난 24일에는 4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성적을 거뒀다. 이는 흥행에 성공했다고 평가 받는 음악영화 ‘라라랜드’(2016·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359만 7519명, ‘비긴어게인’(2014·존 카니 감독)의 343만 5049명의 기록을 넘는 수치다. ‘어벤져스’와 같이 시리즈 영화가 아닌 단독 작품인 외화 영화로는 가장 높은 성적이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뒷심은 심상치 않다.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층을 가진 ‘해리포터’와 세계관을 함께하는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데이빗 예이츠 감독)를 비롯해 배우 마동석 주연의 ‘성난 황소’(김민호 감독) 등 신작 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개봉 3주차 주말인 17일 32만 6368명의 관객을 동원했지만 오히려 개봉 4주차 주말 24일 39만 5528명을 동원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이 증가하고 있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한국은 퀸의 본고장 영국에 이어 ‘보헤미안 랩소디’의 세계 흥행 순위 2위에 올랐다. 이에 프레디 머큐리 역을 맡은 주연 배우 레미 말렉은 영상을 통해 “한국의 많은 분들께서 ‘보헤미안 랩소디’를 사랑해주신다고 하니 정말 행복하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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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 출연한 배우 루시 보인턴(왼쪽부터), 레미 말렉, 조셉 마젤로, 엘렌 리치. 사진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이와 같은 역주행 질주에는 작품 속 명곡의 힘과 재관람 열풍을 들 수 있다. CGV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보헤미안 랩소디’의 재관람률은 5.1%로 동기간 개봉한 영화가 평균 2.2%의 재관람률을 보인 것보다 약 2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퀸의 명곡을 중심으로 다룬 영화인만큼 이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특별관의 힘도 크다. 일반적인 2D 포맷 관람에 이어 CGV 스크린X관, 롯데시네마의 슈퍼사운드관, 메가박스 MX관 등 특별관에서 재관람을 하려 하는 관객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

특히 가사 자막이 삽입되고 관객들이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싱어롱 상영이 ‘보헤미안 랩소디’를 통해 인기를 얻고 있다. 작품과 퀸의 노래를 좋아하는 이들이 함께 모여 직접 공연을 본 듯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싱어롱의 매력이다.

영화의 클라이막스로 꼽히는 라이브 에이드 공연이 실제 진행된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과 영화관의 이름을 딴 합성어도 만들어졌다. 웸블리와 CGV영등포의 합성어 ‘웸등포’, 코엑스 메가박스의 합성어 ‘코블리’는 싱어롱 관객들이 선호하는 극장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직접 관객들이 야광봉을 나눠주거나 탬버린을 가져가 흥을 돋운다는 후기도 전해지며 두 상영관의 싱어롱 상영은 일찍이 매진되는 등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스틸컷. 사진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인기와 함께 퀸 멤버들의 다양한 이야기도 재조명되고 있다. 30대 이상에게는 독보적인 존재의 퀸이었지만 잘 몰랐던 1020세대에게는 퀸의 이야기와 무대 영상 등이 새롭게 다가가고 있는 것. 큰 변동이 없었던 국내 팝 음원차트에서도 TOP100 차트에 ‘보헤미안 랩소디’ 등 퀸의 노래가 등장하는 등 신선함을 불어넣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대해 한 영화 관계자는 “퀸의 노래는 세대를 막론하고 귀에 익은 음악이다. 모두가 아는 노래가 나온다는 점과 흥겨운 것을 좋아하는 한국 관객의 정서에도 잘 맞았다. 아티스트의 삶과 함께 공감대를 느낄 수 있다는 포인트도 인기 요인으로 다가갔다”면서 “개봉 초반 ‘박스오피스 빈집 털이’란 시선도 있었지만, 신작 공세에도 꾸준한 인기를 입증했다. 신작 공세가 이어지지만 ‘보헤미안 랩소디’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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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