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과 스포츠[문상열의 카디널룰]
  • 입력 2018-12-07 05:30
  • 수정 2018-12-0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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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지난 달 30일 미국의 제41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94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걸프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냉전을 종식한 역사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젊은 빌 클린턴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슬로건 앞에 무릎을 꿇어 재선에 실패했다. 경제는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도 늘 뜨거운 이슈다. 비록 재선에서는 국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으나 지미 카터(94) 전 대통령처럼 퇴임 후에는 누구보다도 존경받았다.

정치와 외교에서 큰 족적을 남긴 부시 전 대통령에게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스포츠다. 부시 전 대통령이 사망한 날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스포츠와 각별한 인연을 되살렸다. ESPN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운동신경이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75세에 단독으로, 구순에도 스카이 다이빙을 한데서 잘 드러난다.

부시는 아이비리그 예일 대학 야구부 캡틴이었다. 예일은 부시와 함께 1947, 1948년 2년 연속 칼리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1947년은 칼리지 월드시리즈 원년이다. 요즘이야 예일 대학 야구부가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활약상이 미미하지만 부시 전 대통령 재학중에는 꽤 실력을 갖춘 팀이었다. 스포츠 마케팅이 커지기 전에는 명문 대학들이 스포츠도 강했다. 실제 예일은 내야수 부시 전 대통령이 주장을 맡았을 때 두 차례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것이 전부다. 1948년 6월 5일 찍은 한 장의 사진은 매우 인상적이다. 홈런의 아이콘 베이브 루스가 예일 야구부 주장 부시에게 ‘The Babe Ruth Story’ 원고를 전달하는 장면이다. 싹수있는 야구 선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원고는 예일대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골프와도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PGA 투어가 주관하는 미국-국제연합팀의 프레지던츠 컵을 창설하는데 앞장섰다. PGA 투어는 2009년 부시 전 대통령에게 평생 공로상을 수상했고 2011년 골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제38대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은 진정한 스포츠맨이다. 역대 대통령으로 NCAA 디비전I 스쿨의 풋볼(미식축구) 팀 멤버로 활동한 선수는 포드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풋볼 명문 미시건 대학 출신이다. 센터와 라인배커로 활약했다. 선수로 활동한 1932, 1933년 미시건은 무패로 전국 챔피언에 올랐다. 대학풋볼의 올스타게임 격인 이스트-웨스트 슈라인 게임에도 선전했다. 실력이 만만치 않았다. 4학년 때는 팀내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졸업 무렵 NFL 시카고 베어스, 그린베이 패커스 등이 영입 제안을 했지만 이를 거절하고 예일대 로스쿨에 입학에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이 때는 드래프트 제도가 도입되기 전이다.

전 세계 리더인 미국의 대통령에게 스포츠는 필수다. 스포츠는 리더십의 시작과 끝이다. 미국의 스포츠는 문화다. 반면 국내에서 스포츠는 하나의 이벤트다. 정치인들이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의 행사에 참가해 사진찍고 반짝 관심보이는 게 전부다. 요즘은 남북단일팀이 모든 스포츠의 화두다. 역대 문화체육부에 문화, 예술인은 장관으로 발탁된 적이 있지만 체육인은 단 한 명도 없다. 스포츠가 어떻게 취급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공부와 경쟁만 아는 지도자급 인사들의 스포츠 몰이해와 반역사성은 스포츠의 메카 서울운동장을 개발논리로 허문데서도 잘 드러난다. 물론 이를 철저히 막지 못한 스포츠인들도 반성해야 한다. 최근에는 전통의 덕수고 야구부가 해체 위기에 몰렸다고 한다. 스포츠의 전통과 역사를 이렇게 가볍게 취급해도 되는지 한숨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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