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우람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넥센]28일 잠실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두산과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넥센 문우람.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왜 문우람은 3년 전 폭행당한 사실을 이제서야 폭로했을까.

야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이태양·문우람 기자회견 이후 이태양의 실명 거론만큼이나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문우람의 폭행 사실 폭로다. 당시 문우람은 “말도 되지 않는 이유로 팀 선배에게 야구배트로 폭행을 당했다. 그것도 머리를 7차례나 맞았지만 어디에도 하소연 할 데가 없었다”고 폭로했다.

이어 “쉬쉬하며 병원 진료를 받았지만, 뇌진탕 증세와 얼굴이 부어올라 경기를 할 수 없었고, 2군 훈련도 어려울 정도여서 집에서 쉬면서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우람은 기자회견문과 함께 당시 병원 진단서를 공개했다. 진단서를 보면 발병 일시는 2015년 5월 8일로 돼 있으며, ‘야구 연습 도중 방망이에 머리를 맞고 내원함’이라고 병원 방문 이유가 적혀 있다. 문우람은 2015년 5월 13일 부산 원정 중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6월 10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한 달 가까운 시간동안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문우람의 폭행 폭로는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문우람에게 폭행을 행사한 선배 선수에 대한 의문과 현역 선수의 실명이 온라인 상에 떠돌고 있다. 여론은 문우람에게 폭행을 가한 선수를 공개하고 처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문우람의 전 소속팀 넥센은 폭행 사건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넥센 관계자는 “폭력은 잘못됐다. 당시 가해자와 피해자 부친이 서로 사과하고 용서하면서 잘 마무리된 사안이다. 문제삼지 않겠다고 좋게 마무리됐다”며 폭력 사건이 사실이며 당시 원만하게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문우람은 폭행 사실을 이제서야 공개하게 됐을까. 이는 억울한 오해 때문이다. 문우람은 승부조작 브로커로 낙인찍힌 것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승부조작 조사 당시 문우람이 브로커로 지목된 결정적 증거가 브로커 조 모씨로부터 받은 여러 물건(운동화, 청바지, 시계)이다. 하지만 문우람은 이 물건들을 승부조작 청탁에 대한 댓가로 받은 게 아니라 팀 내 폭행사건 이후 힘들어하던 자신에게 조 모씨가 기분을 풀어준다며 사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우람 부친은 “3년 전 일을 다시 꺼낸 것은 우람이가 브로커(조 모씨)에게 물건을 받은 경위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람이가 브로커에게 받은 물건은 승부조작을 도왔다고 받은 게 절대 아니다. 폭행 사건 이후 우람이가 힘들어할 때 브로커가 우람이에게 잘해준 걸로 알고 있다. 우람이도 당시엔 브로커를 믿었다. 그리고 브로커는 입버릇처럼 우람이에게 시계를 사준다고 말하고 다녔다. 이 내용은 나와 브로커 아내의 대화 녹취록에도 나와 있다”고 말했다. 문우람 측이 공개한 문우람 부친과 조 모씨 아내의 녹취록을 기록한 문서엔 조 모씨가 문우람에게 ‘시계를 사주겠다’고 말한 내용과 조 모씨가 이후 검찰 조사에서 문우람에게 사준 시계가 ‘대가’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폭행 사건 이후 힘들어하던 문우람이 위로차 받은 물건이 승부조작 댓가로 받은 것으로 둔갑됐다는 것이 문우람 측의 주장이다.

다른 이유로 3년 만에 공개하게 됐지만 폭행 사건은 문우람과 가족들에게 여전히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했다. 부친은 “야구 선수를 아들로 둔 부모가 아들이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생각해보라. 부모로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상황에 억장이 무너졌다. 그래도 당시엔 이를 그냥 넘어갔다”며 “이제 이 문제는 당시 소속팀 넥센과 KBO가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3년 만에 다시 수면위로 올라온 폭행 사건의 파문이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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