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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아부다비=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8년 전 축구대표팀의 막내로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했던 19세의 손흥민은 당시 태극마크 반납을 목전에 두고 있었던 ‘한국 축구의 영웅’ 박지성과 한 방을 썼다. 당시 손흥민은 “박지성 선배와 함께 훈련을 하는 것도 영광인데, 같은 방을 쓰게 된 것이 꿈만 같다”면서 좋아했다. 시간이 흘러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에서는 손흥민이 대표팀의 주장 자격으로 혼자 방을 사용하고 있다.

태극전사들은 국가대표팀 공식 훈련장인 파주NFC에서 1인 1실을 사용한다. 하지만 경기나 전지훈련 등을 위해 타 지역에 머물 경우 주로 2인 1실을 사용하는 편이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23명의 태극전사 가운데 7명이 1인실 생활을 하고, 나머지 16명이 2인 1실에서 지내고 있다. 대회 주최인 아시아축구연맹(AFC)이 팀에게 제공되는 객실 수가 정해져 있어서 불가피하게 일부 인원들이 혼자서 방을 쓰게 됐다.

아무래도 1인실 생활이 독립적인 공간을 쓰기 때문에 편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주장(손흥민), 부주장(김영권), 선참들(김진현 이청용 기성용 구자철 정우영) 위주로 1인실이 배정됐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벤투호 최선참인 이용은 김승규와 함께 2인 1실에서 생활한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용의 경우 1인실보다는 동료들과 함께 방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선수 본인이 요청을 해서 2인 1실을 사용하게 됐다. 김승규와는 이전에 룸메이트를 많이 해서 편한 사이다”라고 설명했다.

벤투호의 경우 방 배정은 팀 매니저가 주도한다. 선수별로 친분 관계나 소속팀 등을 고려해 되도록 편한 룸메이트들끼리 짝을 지어주는 편이다. 그로 인해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민재-이승우와 황희찬-황인범이 한 방을 쓰고 있고, 나이가 비슷한 권경원-조현우, 지동원-이재성이 룸메이트로 생활하고 있다.

벤투호는 이전 대표팀의 방 배정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통상적으로 축구대표팀의 경우 선참과 후배가 한 방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숙소 생활에서도 후배가 선배의 생활 패턴이나 자기 관리를 가까이서 보게 하려는 의도가 컸다. 하지만 벤투호는 그라운드 밖에서 만큼은 선후배를 떠나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하기 위해 되도록 인연이 있는 룸메이트끼리 묶어주고 있다.

doku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