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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호주-시리아전에선 희대의 보상 판정이 등장했다. 두 팀 경기 모습. 출처 | AFC 홈페이지

[아부다비=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UAE 아시안컵에서 오심이 속출해 대회에 먹칠을 하고 있다. 급기야 보상 판정까지 등장했다.

이번 대회는 주심들이 핸드볼 파울을 제대로 보지 못해 말썽이다. 파울이 정확하게 일어난 지점을 파악하는데 애를 먹는 심판도 있다. 논란은 지난 6일 UAE-바레인 개막전부터 나왔다. 이날 휘슬을 잡은 요르단 출신 아드함 마카드메흐 주심은 홈팀 UAE가 0-1로 뒤진 후반 41분 바레인 미드필더 모하메드 마르훈의 핸드볼 반칙을 지적,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UAE가 차 넣어 결국 경기는 1-1로 끝났다. 그런데 오른쪽 측면의 UAE 크로스를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마르훈의 핸드볼 파울은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핸드볼 반칙 판단의 가장 큰 근거는 고의성이다. 손에 공이 맞는다고 무조건 반칙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주심은 선수가 의도했는지 아니면 공이 자연스럽게 와서 맞았는지를 보고 판단한다. 마르훈의 반칙은 그런 측면에서 굳이 불어야했나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특히 이익을 본 쪽이 개최국 UAE인 탓에 더욱 도마 위에 올랐다.

이후에도 비슷한 장면이 속출했다. 같은 날 호주-요르단전에서도 주심이 요르단의 핸드볼 파울과 상대 선수 가격 등 두 장면을 그냥 넘어간 것이다. 요르단에 한 방 얻어맞은 호주 선수들은 두 팔을 번쩍 들며 주심을 쫓아다닐 만큼 격렬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더니 지난 13일 일본-오만전에서도 석연 찮은 판정이 두 번이나 나왔다. 우선 일본은 전반 26분 미나미노 다쿠미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때린 슛을 오만 골키퍼가 다리로 막아냈는데 이 때 리바운드 슛을 하라구치 겐키가 시도하는 과정에서 오만 라에드 이브라힘 살레의 파울이 있었다는 주심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느린 화면으로 본 결과 살레의 반칙도 불분명하고, 반칙한 곳도 페널티지역 안인지 밖인지 다툴 여지가 있었다. 반대로 오만은 후반 들어 쏜 슛이 일본의 측면 수비수 나가토모 유토의 손에 맞아 충분히 페널티킥 선언이 될 수 있었으나 주심은 그냥 지나갔다. 나가토모도 행운에 가슴을 쓸어냈고, 오만의 핌 베어벡 감독은 “100% 페널티킥”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판정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오만이 1-0으로 이기는 경기였다.

오심 릴레이는 급기야 희대의 보상 판정을 낳았다. 15일 호주-시리아전이 그 무대였다. 호주에 1-2로 뒤진 시리아가 맹공을 퍼부은 가운데 후반 16분 볼이 호주 수비수 마크 밀리건 발에 맞은 뒤 팔에 맞은 것이다. 시리아 선수들이 일제히 멕시코 주심 세사르 라모스에게 달려가 핸드볼에 따른 페널티킥을 외쳤으나 주심은 경기를 속개했다. 이번 대회는 8강부터 비디오판독(VAR)을 한다. 조별리그에선 VAR이 없다.

그런 가운데 시리아는 후반 35분 갑자기 페널티킥을 획득, 오마르 알 소마가 침착하게 차 넣어 2-2를 만들었다. 큰 접촉도 없었고 페널티킥이 왜 주어졌는지 명확한 근거가 없었다. 한 마디로 축구 경기에서 절대 금지해야 될 주심의 보상판정이 나온 셈이다. 결국 호주가 후반 추가시간 톰 로기치의 골로 3-2 승리를 거뒀으나 핸드볼을 심판이 제대로 보지 못한 것에 따른 행운의 승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편으론 보상 판정이 불씨가 돼 시리아가 이겼더라면 상대팀 호주는 물론이고, 16강을 위해 같은 시간 요르단과 사투를 벌이던 팔레스타인에 큰 아픔을 남길 뻔했다. 거꾸로 시리아는 승리 혹은 무승부를 도둑 맞은 꼴이 됐다.

이번 대회는 본선 티켓을 종전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려 동남아, 중앙아 국가들의 참가를 돕고, 관심도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도록 신경 썼다. 정작 기본이 되어야 할 판정에 문제가 발생해 얼룩지는 대회가 되고 있다. 아시안컵 취재를 위해 온 각국 기자들도 현장에서 “유럽 심판을 데려오고, 조별리그부터 VAR을 해야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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