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Talk_20190116_085130825

[아부다비=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파울루 벤투는 애매하게, 마르첼로 리피는 확실하게 말했다.

1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한국과 중국의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 화두는 에이스의 출격 여부였다. 한국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수로 부상한 손흥민의 출전 여부가 관심이다. 손흥민은 지난 12월 이후 최근까지 13경기를 소화한 후 아랍에미리트로 이동했다. 14일 도착해 제대로 훈련한 날이 15일 하루뿐이었다. 시차,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라 체력적으로 무리가 가는 상황이다. 손흥민 출전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필승을 위해 써야 한다는 의견이 있고, 반대로 체력 비축을 위해 아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경기를 앞두고 하루 열린 기자회견에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정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경우 지금 다들 아시겠지만 최근 1개월동안 정말 많은 수의 경기를 출전했다. 연속적으로 짧은 기간에 많은 경기에 나선 것은 처음이 아닐까 싶다”라며 컨디션을 우려했다. 다만 “우리에게는 중요한 선수다. 손흥민의 출전 여부는 내일 결정할 것이다. 팀 합류 후 이틀됐다. 오늘 훈련을 통해 2차례 훈련을 소화하고 몸상태가 어떤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하겠다”라며 출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상황에 따라 출전할 수도, 출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일종의 트릭인 셈인데 상대에게 혼란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반면 리피 중국 감독은 공격의 핵심 우레이의 출전 가능성을 일축했다. 우레이는 어깨부상으로 인해 휴식이 필요한 상태다. 리피 감독은 “우레이는 내일 경기엔 출전하지 않는다”라고 명확하게 말했다. 리피 감독은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의 몸 상태는 괜찮다”라며 토너먼트 이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부상을 당한 만큼 당장의 승리를 위해 쓰는 대신 더 중요한 순간에 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트릭 대신 정공법을 택한 모습이다.

두 감독의 희비가 엇갈린 상황에서 더 긴장하는 쪽은 중국이 될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아시아에서는 비교할 선수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 공격수다. 손흥민이 출전하면 중국은 손흥민 방어에 전력투구 해야 한다. 선발 출전할 경우 중국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상대가 손흥민을 집중적으로 막으면 황의조나 황희찬 등 다른 공격수들에게 기회가 나올 수 있다. 선발로 나오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은 교체를 위해 몸만 풀어도 위압감을 줄 수 있는 수준이라 리피 감독 처지에선 봉쇄 방법을 고민할 게 분명하다. 상대를 긴장하게 하고 카드를 아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리피 감독이 우레이 결장을 못 박은 만큼 벤투 감독은 한결 수월하게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우레이가 손흥민과 비교될 정도로 좋은 선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 수비진을 위협할 만한 기량은 갖추고 있다. 역습 상황에서 위력적인 선수라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벤투 감독은 우레이가 없는 중국을 상대하는 법을 연구하는 데 집중하면 되는 상황이다.

doku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