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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제리 샌즈 | 키움 히어로즈 제공

[애리조나=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키움 외야수 제리 샌즈(32)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수 년 전부터 원했던 한국행이 이뤄졌고 재계약에도 성공한 만큼 장수 외국인 대열 합류를 목표로 삼았다. 덧붙여 박병호와 선의의 경쟁을 통해 팀을 정상에 올릴 것을 약속했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지난해 외국인선수 교체 마감일에 앞서 키움에 합류한 샌즈는 25경기 93타석에 들어서 타율 0.314 12홈런 3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22로 활약했다. 포스트시즌서도 상승세를 고스란히 이어가며 사실상 재계약을 확정지었다. 지난해 타석에서 장타력과 침착성을 두루 과시한 그는 다가오는 시즌에는 야수진 체력 안배를 위해 1루수로도 출장할 계획이다. 지난 1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베이스볼 콤플렉스에 샌즈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날 애리조나 지역에 강한 비가 내리며 훈련이 취소됐으나 샌즈는 김규민, 김혜성 등과 함께 쉬지 않고 배팅 케이지에서 타격훈련을 했다. 다음은 샌즈와 일문일답.

-한국 팀에서 스프링캠프는 처음이다.

기간이 조금 긴 게 다르지만 시즌 준비하는 것은 미국 구단과 마찬가지다. 지난해 함께 했던 동료들과 이렇게 시즌을 준비할 수 있어서 기분 좋다.

-지난해 한국에 왔을 때 예전부터 한국에서 뛰고 싶다고 했다. 재계약을 체결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다.

지난해 한국에 오면서 재계약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첫 번째 목표를 이뤘다. 나와 우리 가족 모두 한국에서 두 번째 해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우승이다. 팀 승리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가오는 시즌 타격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게 있나?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은 같다. 팀에 도움이 되는 타격을 할 것이다. 최대한 실투를 놓치지 않겠다. 실투만 꾸준히 공략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 믿는다.

-2019시즌에는 1루수로 출장하는 경우가 많아질 전망이다.

팀에서 원하는 포지션을 소화할 것이다. 미국에선 최근 몇 년 동안 외야수보다 1루수로 더 많이 나갔다. 1루수도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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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제리 샌즈 | 키움 히어로즈 제공

- 지난해 포스트시즌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큰 무대에서 침착하게 타석을 소화하는 비결이 있나? 당시 박병호가 고전하면서 더 부담을 느꼈을 것도 같았는데.

무대에 상관없이 내 스윙을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박병호 같은 최고 타자는 투수가 절대 쉽게 상대하지 않는다. 슬럼프가 올 수 있다. 박병호가 곧 터질 것이라 생각하면서 타석에 섰다.

-지난해 KBO리그서 상대한 투수 중 인상적인 투수를 꼽아달라.

한국에서 반 시즌만 소화해서 많은 투수를 상대해보지는 못했다. 일단 SK 김광현이 인상적이었다. 단 두 번만 상대했으나 좋은 공을 던지더라. 계속 만나면 김광현에 맞서 좋은 모습 보여줄 것 같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험을 경험한 만큼 우승에 대한 의지도 강할 것 같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은 정말 뜨겁고 재미있었다. 올해 우리 전력은 더 상승했다. 새로 영입한 선수도 있고 돌아올 선수도 있다. 시즌에 들어가봐야 전체적인 구도를 알 수 있겠지만 우리가 강한 팀인 것은 분명하다.

-박병호와 홈런 몇 개를 합작하기로 약속한 게 있나? 어쩌면 박병호와 홈런 타이틀을 놓고 경쟁할 수도 있다.

박병호와 특별히 홈런 갯수에 대해 얘기한 적은 없다. 그래도 만일 홈런 경쟁을 한다면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같은 팀이지만 박병호와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

-야구 외적으로 한국 생활은 어떤가?

서울 생활을 좋아한다. 서울은 고향인 노스캐롤라이나보다 훨씬 큰 도시다. 영어를 사용하는 데 있어 큰 불편이 없고 대중교통도 잘 갖춰져 있다. 좋은 레스토랑도 많다. 올해 가족들이 한국에 오는데 모두가 서울을 좋아할 것이다.

-야구인생 최종목표가 무엇인가? 한국에서 맹활약을 하면 메이저리그 계약 기회가 찾아오기도 한다. 당장 올해가 아니더라도 몇 년 후 빅리그 계약 기회가 올수도 있다.

어떤 결정이든 가족을 우선시 할 것이다. 솔직히 한국에서 뛰는 게 금전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가족을 생각하면 이 부분을 무시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우승을 하고 이듬해에도 히어로즈와 재계약을 하고 싶다. 메이저리그에서 계약 제안이 와도 가족이 한국을 선호하면 한국에서 계속 뛰겠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