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푸엉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콩푸엉이 인천 유나이티드 전달수 대표이사와 함께 입단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인천 | 김대령기자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응우옌 콩푸엉(24·인천)은 K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인천에 입단한 콩푸엉은 베트남 축구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베트남 19세 이하(U-19) 대표팀을 거쳐 23세 이하(U-23), A대표팀에서 모두 활약한 엘리트다. ‘박항서 신화’의 중심에도 콩푸엉이 있다. 콩푸엉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그리고 올해 아시안컵에 모두 참가했다. 박항서 감독의 애제자로 공격의 핵심 구실을 한다. 대중적 인지도도 엄청나다. 콩푸엉의 SNS 팔로워는 30만명을 넘는다. 베트남에서 축구의 인기가 대단한 영향도 있지만, 콩푸엉의 인기 자체가 폭발적이다.

그만큼 콩푸엉의 K리그 입성에 대한 관심도 크다. 베트남의 방송과 신문, 인터넷 언론은 앞다퉈 콩푸엉의 인천행을 보도하고 있다.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도 하고, 기대담을 드러내기도 한다. 일단 성공을 기원하면서도 확신하는 분위기다. 탄니엔 뉴스의 쿽 비엣 기자는 “콩푸엉은 베트남 축구의 자존심이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최근 좋은 흐름을 타는 베트남 축구가 탄력을 받을 기회다. 아시아 최고의 프로축구리그인 K리그서 콩푸엉이 성공하면 베트남 축구의 가능성이 다시 한 번 증명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불과 몇 년 전까지 아시아 축구의 변방이었지만 박 감독 부임을 계기로 전환점에 접어들었다. AFC U-23 준우승을 차지했고, 아시안게임 준결승에 올랐다. 스즈키컵 챔피언에 등극하며 동남아시아 최강팀에 등극한 데 이어 아시안컵 8강을 달성하며 더 이상 약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두 자릿수인 99위에 올랐다. 무려 8년 만에 세 자릿수 순위를 탈피했다.

콩푸엉이 K리그에서 성공한다면 베트남에게 다시 한 번 자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시아 최고의 무대로 평가 받는 K리그에서의 생존은 콩푸엉의 능력이 그만큼 뒷받침된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베트남의 경쟁력이 확실하다는 마침표까지 찍을 수 있다. 베트남 라이벌 태국의 경우 차나팁 송크라신(콘사도레삿포로) 같은 선수가 일본 J리그에서 성공하는 사례를 경험했다. 개인뿐 아니라 나라 전체에 웃음을 주는 활약이었다.

베트남은 앞서 아픔을 경험했다. 베트남이 자랑했던 미드필더 르엉 쑤언 쯔엉이 K리그에서 쓴 맛을 봤기 때문이다. 쯔엉은 2016년 인천, 2017년 강원에서 뛰었지만 눈에 띄는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만약 콩푸엉까지 K리그에서 실패하면 자신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존심과 자부심이 강한 베트남 사람들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콩푸엉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큰 이유이기도 하다.

콩푸엉의 책임감도 막중하다. 콩푸엉은 입단 기자회견에서 “K리그 이적이 베트남 선수들에게 자극이 됐으면 좋겠다. 더 많은 선수가 해외로 나간다면 베트남 축구에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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