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공항 사진
박항서 감독이 18일 출국하고 있다. 인천공항 | 도영인기자

[인천공항=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지난해 출전하는 대회마다 굵직한 성과를 낸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짧은 휴가를 마치고 다시 베트남으로 향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지난달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베트남 대표팀의 8강 진출을 이끈 박 감독은 20일간 한국에서 휴식을 취한 뒤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으로 향했다. 그는 2020도쿄올림픽 1차예선 겸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예선을 대비해 다음달 6일부터 베트남 U-23 대표팀 훈련을 지휘한다. 박 감독은 출국 인터뷰를 통해 2019년 베트남 대표팀의 운영 구상과 함께 한국과의 맞대결 불발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2019년 ‘선택과 집중’, 대표팀 겸직은 이제 그만

베트남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겸직하고 있는 박 감독은 ‘선택과 집중’을 위해 이제 한 대표팀의 지휘봉만 잡기를 원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2019년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올해는 월드컵 예선과 시게임 등이 있다”면서 “여러 대회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준비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난 (A대표팀과 U-23대표팀 가운데)한 팀만 맡기를 베트남 축구협회에 요구하고 있다. 협의중인 사안이라 빠른 시간안에 결정이 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지난 2017년 10월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되면서 U-23 대표팀 감독도 겸임했다. 그는 지난해 초 AFC U-23 챔피언십과 9월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U-23 대표팀을 이끌었고, 지난해 말 스즈키컵(동남아시아선수권대회)과 지난달 아시안컵에서는 A대표팀을 지휘했다. 두 대표팀을 겸직하다보니 폭넓은 선수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여러 대회를 한꺼번에 치러야하는 현실적인 한계에도 부딪힐 수 밖에 없다.

올해도 2022카타르월드컵 예선이 이어지고, 2020도쿄올림픽 1차 예선도 열린다. 11월에는 동남아시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시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협회에서는 두 팀을 다 맡기를 원하지만 준비 부족으로 인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난 한 팀만 맡는 것을 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게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어느 팀을 맡아도 상관없다. 대회나 향후 일정의 중요성을 보고 베트남 축구협회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벤투호와의 맞대결 불발, 아쉽지만 어쩔수 없는 선택

박 감독은 ‘벤투호’와의 맞대결 불발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한국과 베트남은 당초 다음달 2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A매치 맞대결을 갖기로 양국 축구협회가 합의한 바 있다. 이 경기는 2017 동아시아연맹컵(E-1 챔피언십)과 2018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스즈키컵의 우승팀 자격으로 두 대표팀이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정상 문제로 인해 최근 한국과 베트남의 A매치는 무기한 연기됐다. 베트남 U-23 대표팀의 2020도쿄올림픽 1차 예선 기간이 한국과 A매치 일정과 겹치기 때문이다. 베트남 U-23 대표팀은 다음달 26일 태국과 경기를 앞두고 있다. 박 감독은 “우리는 한국 대표팀과 같은 좋은 상대와 경기를 할 기회가 별로 없다. 그 기회가 무산된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 무기한 연기가 됐는데 어느 시점이 되면 베트남은 한국과의 경기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A대표팀과 U-23 대표팀 사령탑을 겸직하고 있는 박 감독의 입장에서는 한국과의 A매치 평가전보다는 올림픽 예선이 우선순위일 수밖에 없다. 그는 “U-23 대표팀에 A대표팀 선수들이 6~7명 있다. 내가 겸직을 하고 입장이라 (U-23대표팀을)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면서 “결국 일정 문제로 인해 양국 축구협회가 합의에 따라 경기가 무기한 연기됐다. 적절한 시기에 한국과의 A매치 평가전을 갖게되면 베트남 대표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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