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틀텔레비전 호구의 연애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지상파에게도 봄이 올까.

케이블, 종편 채널의 강세가 계속되며 예전과 같지 않은 지상파다. 하지만 지상파 채널 역시 올해 봄 개편을 시작하며 절치부심한 ‘봄 맞이’에 다시 들어간다. 특히 이번 봄 개편에서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시도와 혁신이 주가 됐다는 점이 이전과 다르기에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MBC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무한도전’의 시즌 종영 후 MBC에서는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이 그 뒤를 채우기 위해 출격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이에 다시 MBC가 예능 개편에 심혈을 기울인 것.

지난 2015년 2월 파일럿 형식으로 첫 전파를 탄 뒤 호평에 정규 편성까지 이어진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새로운 시즌으로 3월 말 돌아온다. 백종원을 비롯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진 스타들의 활약과 함께 당시 인터넷 방송과 지상파의 만남이 처음으로 시도된 프로그램이었기에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번 ‘마이 리틀 텔레비전 시즌2’(이하 마리텔2)는 지난 시즌을 이끈 박진경 PD와 함께 조연출이었던 ‘모르모트 PD’ 권해봄 PD가 함께한다. MBC에 기쁨을 안겨줬던 ‘마리텔’이 과연 새로운 웃음을 줄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

더불어 오는 3월 17일 첫 방송되는 ‘호구의 연애’도 시청자와 만난다. 허경환, 박성광, 양세찬, 인피니트 동우, 김민규가 호감 구혼자로 나서며 색다른 리얼 연애 버라이어티의 시작을 알렸다.

드라마 역시 방송 중인 주말극 ‘내 사랑 치유기’를 마지막으로 일요 드라마를 폐지하고,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이와 함께 주지훈 주연의 ‘아이템’을 시작으로 김상중, 채시라, 유동근 주연의 금융 오피스 드라마 ‘더 뱅커’, 3·1 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방송되는 시대극 ‘이몽’, 안판석 PD와 한지민, 정해인이 합세한 ‘봄밤’ 등 화려한 드라마 라인업을 예고하며 ‘드라마 왕국’의 명성을 찾겠단 각오다.

열혈사제 미추리
SBS 금토극 ‘열혈사제’(왼쪽), 예능 ‘미추리8-1000 시즌2’ 포스터. 사진 | SBS 제공

SBS는 ‘파격 개편’을 가장 먼저 시도해 상쾌한 스타트를 끊었다. 한동안 지상파에서 볼 수 없었던 금토극을 신설한 것. 첫 주자로 나선 김남길, 김성균, 이하늬 주연의 ‘열혈사제’는 첫 회부터 두자릿수 시청률은 물론 13.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성과를 거뒀다. ‘열혈사제’ 이후 조정석, 한예리, 윤시윤 주연의 ‘녹두꽃’ 등 탄탄한 작품들이 금토극 라인업을 수놓을 예정이다.

금토극 신설과 함께 ‘정글의 법칙’이 토요일 오후 9시대로 시간을 변경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미추리 8-1000 시즌2’는 금요일 오후 11시 10분에 편성되며 화제성을 모으고 있다. 아직 시작이지만 어느 정도 SBS의 파격 변신이 통했다는 평이다.

KBS2 역시 오는 3월 2일 ‘대화의 희열 시즌2’를 첫 방송하고, 김종국과 소유가 진행하는 보이스 파트너 매칭 경쟁의 새 예능 ‘입맞춤’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지상파 채널은 각자의 방식으로 봄 개편을 통해 변화를 펼치겠다는 각오다. 지상파의 새로운 시도와 변화는 시청자나 제작진 모두에게 있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도전보다는 케이블, 종편과는 차별화된 내용과 소재를 담은 콘텐츠 자체가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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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