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 [포토]
LG 윌슨. 배우근기자kenny@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개막전 승률 0.405(15승 22패)로 역대 KBO리그 팀 중 가장 저조한 개막전 성적을 보유한 LG가 기분좋은 무실점 승리로 서전을 장식했다.

LG는 2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KBO리그 KIA와 공식 개막전에서 7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한 타일러 윌슨을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개막전 통산 14승 1무 20패로 승률 0.412에 불과한 KIA는 개막전에 약한 전통(?)을 이었다. LG 류중일 감독은 “윌슨이 7이닝을 잘 던져줬다. 투구 수를 100개 이하로 생각했는데 초반 실점위기를 잘 막았던 것이 호투 요인이 됐다. 신정락과 정찬헌도 잘 막아줬다. 5회 유강남의 결승타와 8회 이형종의 추가 타점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윌슨은 초반 제구 난조로 고전했지만 KIA 타선이 빈타에 허덕인 덕분에 승리를 따냈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절묘하게 변하는 무빙 패스트볼과 비슷한 구속으로 다양하게 휘는 변화구를 두루 활용했다. 윌슨의 위기탈출을 견인한 포수 유강남은 결승타의 주인공으로, 올시즌 리그에서 가장 먼저 안타를 뽑아낸 이형종은 쐐기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포토]
LG 유강남.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1회말 무사 만루 위기에 몰린 윌슨은 최형우에게 2볼 1스트라이크에서 몸쪽 승부수를 던져 투수 땅볼을 이끌어냈다. 완벽하게 빗맞은 타구를 원바운드로 잡아낸 윌슨은 홈으로 송구해 3루 주자의 득점을 지웠고, 유강남이 침착하게 1루에 뿌려 더블플레이를 완성했다. 2회에도 무사 1, 2루, 1사 2, 3루 위기에 빠진 윌슨은 최원준에게 바깥쪽 체인지업 승부로 또 한 번 투수 땅볼을 유도했다. 3루에 있던 이명기가 협살에 걸려 아웃됐고, 2사 2, 3루에서 김선빈을 우익수 플라이로 돌려보내고 두 번째 실점 위기를 넘겼다.

대량 실점 위기에서 벗어나자 자신감을 회복했다. 3회부터는 자신의 페이스대로 경기를 풀어냈다. 4회말 선두타자 김주찬에게 좌월 2루타를 내줬지만 이명기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나지완과 한승택을 손쉽게 처리하고 이닝을 막아냈다. 7회까지 12연속타자 범타 처리하며 LG 1선발 다운 위력을 되찾았다. 투구수 92개로 안타 3개와 4사구 2개씩 내줬고 삼진 4개를 빼앗아냈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신정락과 정찬헌이 무실점 릴레이로 홀드와 세이브를 각각 기록했다.

윌슨은 “초반에 제구가 잘 안됐는데 (유)강남이를 믿고 던졌다. 뒤에 있는 야수들을 믿고 자신있게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모든 동료들에게 감사하고, 특히 강남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웃었다.

이형종 [포토]
LG 이형종. 배우근기자kenny@sportsseoul.com

타선에서는 유강남과 이형종, 박용택이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뽑아내며 신바람을 냈다. 특히 유강남은 3회 첫 타석에서 KIA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깨끗한 중전안타로 포문을 연 뒤 5회초 2사 3루 기회에서 좌전 적시타를 때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초구를 공략해 리그 1호 안타를 때려낸 이형종은 8회초 1사 1루에서 문경찬을 상대로 좌월 대형 2루타로 쐐기타점까지 올렸다. 유강남은 “윌슨이 지난해 승운이 따르지 않았는데 첫 경기부터 이겨서 기쁘다. 작은 기여를 한 것 같아 뿌듯하다. 사실 양현종 선배에 강하다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절대 그런 생각은 안든다. 매 타석 똑같이 집중하는데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개막 1호 안타를 때려낸 이형종은 “2017년에도 첫 안타를 때려낸 것 같다. 당시에는 초반 페이스가 좋았는데 마지막에 안좋았다. 올해는 초반뿐만 아니라 끝까지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KIA는 선발 양현종이 개막전 선발투수 중 최다인 삼진 8개를 솎아내며 6이닝 1실점으로 역투했지만 타선 빈타로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경기 초반 흐름을 장악할 기회를 날려버린 뒤 맥없이 돌아서자 2만 500석을 가득채운 관중석에서 탄식이 터져나왔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