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LG ThinQ 아이스 판타지아 2019\' 리허설[포토]
차준환이 지난 18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아이스쇼 리허설에 참가, 러시아의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와 연기하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아이스쇼를 마친 차준환이 부츠와 싸움에 나선다.

한국 남자 피겨를 대표하는 차준환은 19~21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자신의 생애 두 번째 아이스쇼를 열어 2018~2019시즌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아이스쇼에는 지난해 평창 올림픽 아이스댄스 금메달리스트인 테사 버츄-스콧 모이어 조를 비롯 여자 싱글 은메달리스트인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동메달리스트 케이틀린 오스먼드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다수 출연해 국내 피겨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차준환은 1부에선 프리스케이팅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기하더니 2부에선 갈라프로그램인 ‘보이 위드 어 스타(Boy with a star)’를 소화했다. 그룹 빅스의 멤버 혁이 작사·작곡·노래까지 소화한 곡으로, 차준환은 그의 라이브 음악에 맞춰 연기하는 등 피겨와 K-팝이 어우러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

축제는 끝났고 다시 기본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지난해 2월 평창 올림픽에서 15위를 차지해 한국 남자 피겨의 희망이 된 그는 시니어 무대 두 번째 시즌이었던 올 겨울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2회 연속 동메달을 따내더니 최고수 6명이 출전하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3위를 차지해 한국 남자 피겨의 역사를 다시 썼다. 그러나 지난 2월 4대륙선수권에서 프리스케이팅 부진으로 6위에 그쳤고 지난달 세계선수권에선 19위까지 미끄러졌다. 부진의 이유엔 여러가지가 꼽혔다. 우선 차준환은 이번 시즌 동계체전 예선과 본선에 출전하는 등 너무 많은 대회에 출전했다. 강행군이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가장 심각한 문제는 역시 부츠라고 봐야 한다.

차준환은 이번 시즌 발에 맞지 않은 부츠 문제로 고생했다. 부츠에서 발목을 받치는 부분이 무너져 테이프를 감고 경기에 나선 적도 있었다. 부츠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마음의 안정을 찾고 훌륭한 연기를 펼쳤으나 불편하면 연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이번 아이스쇼에서도 부츠에 테이프를 감고 연기했다. 차준환은 “발 사이즈가 작은 편(265㎜)이라 딱 맞는 부츠를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피겨 선수 중엔 맞는 부츠가 없어 고민하는 선수들이 의외로 많다. 2017년 동계 아시안게임 여자 피겨 금메달리스트 최다빈도 부츠 때문에 고생하다가 2018~2019시즌을 거의 통째로 쉬었다.

차준환은 “지금은 당장의 성적을 내는 것보다 발에 맞는 부츠를 찾는 게 더 시급하다. 무조건 좋은 부츠를 찾은 뒤에 연기에 집중할 것이다. 최우선 목표는 부츠 걱정 없이 연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에서 맞는 부츠가 얼마나 절박한지 잘 드러난다.

silv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