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화려한 모습 뒤에 단단한 내공과 끈기를 지닌 '뷰티&패션 유튜버' 헤이즐. 핫한 유튜버가 되기까지 순탄한 길만 걸었을 것 같지만 여러 시련을 이겨내고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고 나니 '칠전팔기(七顚八起)'라는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고등학교 시절 3년 동안 전교 1등을 한 번도 놓친 적 없던 그녀는 서울대 미술학과를 목표로 앞만 보고 달렸지만 낙방하고 말았다. 재수, 삼수까지 하며 다시 도전했지만 연이어 낙방하는 시련을 겪었고, 그때 처음으로 인생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성적에 맞춰 대학교에 들어가 보니 자연스럽게 미술에 흥미를 잃었고 다시 도전에 나선 분야는 모델 일이었다. 처음엔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시작했지만 메이크업을 하고 다양한 스타일링을 해보면서 뷰티와 패션에 눈을 떴다. 졸업 후 모델 일을 직업으로 삼기로 결심했고, 더 큰 비전을 위해 중국으로 향했다.


상해, 광저우, 항저우, 하얼빈 등 중국 전역을 돌며 뷰티, 패션 모델로서 활동한 헤이즐은 결과물을 보고 보람을 느끼기도 했지만 열악하고 낯선 환경에서 체력적인 한계를 느꼈다. 어느 순간 모델 일을 평생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도전에 나선 게 '뷰티&패션 유튜버'였다.


"웰컴 투 헤이즐랜드~"라며 인터뷰 시작부터 밝은 기운을 뿜어냈던 그녀는 유튜버라는 직업이 매우 만족스럽다고 웃었다. "'SKY캐슬' 속 예서 캐릭터를 보면서 제 얘기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가 만약 목표로 했던 서울대에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아마 예서 못지않은 건방진 캐릭터로 살았을 거예요. 실패라는 걸 처음 겪었을 때는 정말 괴롭고 좌절감도 컸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얻은 게 더 많은 것 같아요. 노력한 만큼 꿈이 쉽게 이뤄졌다면 자만함 속에서 살았을 거예요."


돌고 돌아 꼭 맞는 제 옷을 입은 그녀는 유튜브를 통해 버킷리스트를 실현해나가고 있다.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영상을 만들면 구독자분들이 더 좋아해 주시는 거 같아요. 뷰티 영상으로 채널을 알린 후에 버킷리스트였던 아이돌 댄스 커버, 덕후룸, 수중 촬영 영상 등을 올렸더니 저와 관심사가 같은 분들이 알아봐 주셨고, 구독자가 더 늘었어요. 하고 싶은 방향성과 결과물이 맞아떨어졌을 때, 시너지 효과가 생겼을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SKY캐슬' 속 예서를 보며 입시를 위해 공부만 했던 학창시절이 떠올랐다는 그는 유튜브를 통해 애청자임을 고백하기도 했다. 우연히 구독자의 제보로 예서 역을 연기한 배우 김혜윤이 자신의 팬임을 알게 됐다는 그는 "(김)혜윤이가 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는 '헤이즐넛'(팬클럽 이름)이었더라고요. 저도 너무 팬이었는데 반가워서 바로 DM을 보내서 약속을 잡고 만나서 놀았어요. (웃음) 그때부터 절친이 됐죠. 바빠서 자주는 못 보지만 지난달에도 만나서 수다 떨었어요"라며 활짝 웃었다.


최근엔 뷰티 말고도 패션 콘텐츠도 열심히 만들고 있다. 단순히 브랜드를 설명하고 의상을 피팅 해보는 영상이 아닌 한 편의 영화 같은 스토리가 담긴 영상을 올렸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헤이즐은 "다양한 브랜드에서 초청을 받아서 뉴욕 패션 위크에 참석하게 됐는데, 그냥 행사 영상보다는 제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착안해서 전부 영어로 더빙하고 화려한 라이프 스타일을 담았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기획부터 제작까지 모두 제 사비를 털어서 했는데 보람이 있더라고요. 사실 개인 시간 없이 빠듯하고 눈 오는데 구두 벗고 뛰어다니면서 힘들게 찍었어요. 저한테 너무 소중한 기회였고 새로운 세계에 발가락 정도 들여놓은 기분이에요"라고 전했다.


유튜브 속 유창한 영어 실력도 화제다. 유학파라는 소문(?)이 돌 정도. "영어는 입시 공부할 때 열심히 했더니 덕을 보고 있어요. 유창하진 않지만 일상 영어는 가능해요. 중국에서 모델 일을 했었지만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는 정도로 했었어요. 지금은 많이 잊어버렸는데 중국어 공부도 다시 시작하려고 해요. 중국 시장이 워낙 크니까 아직 개척하지 못한 시장을 공략해보고 싶어요. 웨이보 계정도 만들고 팬들의 댓글이 달리니까 신기해요."


주변을 웃게 만드는 긍정 에너지와 밝은 미소가 사랑스러운 그녀에게도 고민과 슬럼프는 있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늘씬한 몸매를 갖고 있지만 체력이 약해 고민이라는 그는 "의욕도 많고 추진력도 좋은 편이어서 이것저것 다양한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은데 체력이 따라주지 않을 때가 있어요. 유튜버 일을 누구보다 지지해주시는 부모님이 저에게 유일하게 하는 잔소리는 바로 '많이 먹어라', '운동해라'에요. 몸이 아파서 일을 완벽하게 못하게 되면 제 자신한테 화가 나기도 해요. 또 저를 잘 모르고 하는 비난하는 사람들의 글을 볼 때 속상하고 허무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선플도 많아서 힘내서 다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고마운 댓글은 캡처해두고 가끔 꺼내 봐요"라고 유튜버로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최근 첫 팬미팅도 진행해 구독자들과 뜻깊은 시간을 나눴다. "팬미팅 타이틀을 걸고 구독자들을 만난 건 처음이었는데, 영상 밖에서 실제로 만나니 에너지를 듬뿍 받았어요. 저를 보려고 와주시고 좋아해주시는 걸 보면 슬럼프가 오다가도 더 열심히해야겠다고 마음 먹어요. '겟잇뷰티콘 X DIA BEAUTY'을 통해 또 한 번 구독자들을 만날 예정인데, 그때는 제가 직접 스타일링하는 법을 가르쳐주려고요. 그냥 정신없이 같이 수다 떠는 것도 좋아요.(웃음)"


임팩트 있는 인생을 살아온 만큼 유튜버 꿈나무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하고 싶다며 진지해졌다. 헤이즐은 "유튜버는 누구나 될 수 있고 영상은 아무나 만들 수 있지만 너무 쉽게만 생각하면 안 될 거 같아요. 취미로 하는 건 상관없지만 정말 마음 먹었다면 책임감을 갖고 접근해야 해요. 또한 자신의 장점을 잘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요. 일단 고민만 하지 말고 시작해보세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꾸준히 영상을 올려야 피드백도 오고 개선할 점은 개선하고 발전해나갈 수 있는 거 같아요"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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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신혜연기자heilie@sportsseoul.com, CJ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