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본 이강철 감독 리더십, 무엇이 KT를 바꿨나
  • 입력 2019-07-11 05:47
  • 수정 2019-07-11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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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강철 감독이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인 키움과 정규시즌 홈경기에 앞서 진지한 표정으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수원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결국은 신뢰의 문제다. 서로가 서로를 얼마나 믿느냐에 따라 경기력은 크게 달라진다. 구성원 전체가 한 마음으로 팀을 생각하는 힘은 ‘만년꼴찌’를 중위권 경쟁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상황에 맞춰 다양한 색깔을 내는 KT 이강철 감독의 ‘무지개 리더십’에 눈길이 모이는 이유다.

KT 박경수는 “한 마디로 정리하면 믿음”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이 선수들에게 보낸 신뢰를 선수들이 마음으로 느꼈다는 얘기다. 무턱대고 “너를 믿는다”고 말해봐야 상대가 느끼지 못하면 무소용이다. 박경수는 “KBO리그 전체가 리빌딩을 하고 있는 시대에 우리 팀 베테랑들은 시즌 초반부터 성적이 너무 안좋았다.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준다고 해도 솔직히 할 말이 없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의 중심은 베테랑이 잡아야 한다는 지론으로 꾸준히 경기에 출전시켰다. 단순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것 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체감할 수 있는 말로 마음을 움직였다.

[포토]유한준의 홈런 축하하는 이강철 감독

KT 이강철 감독(왼쪽)이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키움과 KT의 경기 6회초 2사 키움 선발 이승호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친 유한준을 축하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유한준과 황재균 등 베테랑들이 극심한 득점권 침묵으로 부진할 때나 햄스트링 등 크고 작은 통증 탓에 정상적인 수비가 불가능할 때에도 “괜찮다”고 다독였다. 이 감독은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컨디션이 안좋더라도 주눅들 필요 없다. 그라운드 위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가 느끼는 압박감이 있다. 때로는 이기적으로 플레이해도 괜찮다”고 독려했다. 베테랑에 대한 이 감독의 진심이 조금씩 녹아들었다. 싸움을 시작해 힘 겨루기를 해보고 쉽지 않다고 판단하면 금세 뒤로 물러서곤했던 KT가 악착같이 물고 늘어지는 팀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KT 베테랑들은 “우리가 먼저 움직이면 안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젊은 선수들의 약진도 베테랑들에게 좋은 자극이 됐다. 이미 중심축으로 지라매김한 고졸 2년차 강백호 뿐만 아니라 심우준과 오태곤, 김민혁 송민섭 등이 베테랑들 틈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투수 쪽에서는 김민수와 배제성, 김민 등 선발진은 물론 정성곤과 주권까지 몸에 맞는 옷을 찾아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을 만들었다. 베테랑이 끌고 젊은 선수들이 미는 이상적인 신구 조화가 지난해까지 보이지 않던 KT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포토]유한준-박경수와 하이파이브 나누는 이강철 감독

KT 이강철 감독(가운데)이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KT와 두산의 경기에서 두산에 승리한 뒤 주장 유한준(왼쪽), 박경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사실 이 감독의 시즌 전 구상은 화끈한 공격야구였다. 지난해 폭발적인 장타력을 뽐냈던 팀이라 공격적인 색깔을 강화하겠다고 구상했다. 하지만 공인구 변경 등 다양한 요인으로 공격력이 눈에 띄게 둔화돼 구상이 흐트러졌다. 이 감독은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가 눈에 보이기 시작해 수비 중심으로 팀을 재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젊은 야수들 중에서도 빠른 선수들이 있어 작전야구로 점수를 짜내고 투수력으로 지키면 승산이 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시즌 전 구상을 곧바로 수정한다는 게 팀을 이끄는 수장의 자존심상 쉽지 않은 일이다. 이 감독은 “나만 바뀌면 팀이 편해지는데 자존심이 어디있는가. 내 고집 때문에 팀이 계속 패하면 그게 더 창피한 일”이라며 웃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시즌을 치르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인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KT를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바꿔 놓은 것이다. KT 선수들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야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매일 매일 재미있게 야구하는 게 좋아 열심히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지친감이 없지 않지만 올스타 휴식기가 있기 때문에 전반기를 잘 마무리하고 몸을 잘 추스려서 후반기에도 즐겁게 플레이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KT가 확실히 달라졌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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