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팀 킴' 태극마크 탈환 실패 후…'막내 초희 펑펑 울었다'
  • 입력 2019-07-12 06:01
  • 수정 2019-07-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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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체육회 여자 컬링 ‘팀 킴. 막내 김초희(오른쪽)가 11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9~2010시즌 여자 컬링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2019 한국컬링선수권대회 4강 플레이오프에서 경기도청에 패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강릉 | 김용일기자


[강릉=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11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컬링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2019 한국컬링선수권대회 결승전.

경북체육회 ‘팀 킴’의 막내이자 서드를 맡은 김초희가 4강 플레이오프에서 경기도청에 패하자 얼굴이 붉어진 채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스킵 김경애를 비롯해 김선영(세컨드), 김영미(리드) 등 언니들이 다가가 얼싸안으며 독려했지만 김초희의 눈물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 김초희의 마음가짐은 남달랐다. 평창올림픽에서 아시아 최초로 은메달 신화를 작성한 ‘팀 킴’은 이후 지도자 갑질 파문에 휘말리면서 구성원들의 마음고생이 심했다. 올림픽 당시 후보로 장외에서 지도자와 시간을 보낸 김초희는 특히나 고초를 겪어야 할 순간이 잦았다. 지난 2월 문체부 합동감사를 통해 지도자 갑질이 사실로 드러났고 팀 킴은 전국동계체전을 기점으로 아이스에 복귀했다. 그 사이 올림픽 당시 스킵을 맡은 핵심 자원 김은정이 결혼, 출산을 거치면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대신 주니어 시절 스킵을 맡은 김경애가 바통을 이어받았는데 후보였던 김초희가 마침내 주전으로 승격해 서드를 맡았다. 김초희도 주니어 시절부터 스킵을 한 적이 있다. 그가 서드를 맡은 것도 스킵과 서드가 작전을 꾸리는 데 핵심적인 구실을 하는 종목 특성상 김경애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였다. 김초희에겐 김은정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책임감도 있었고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온 팀 킴이 정상 궤도로 들어서는 데 새로운 동력이 돼야 했다.

하지만 아직 시니어 경험이 부족한 그에게 중압감이 큰 대표 선발전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스스로 잦은 실수로 경기력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주루룩 눈물이 흘렀다. 그는 경기 직후 “(주전으로 뛴 대표 선발전이) 처음이어서 더 잘하고 싶었는데…”라며 또다시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한참 말을 잇지 못하더니 “그저 훈련 때만큼만 하자고 다짐했다. 그러지 못한 것 같아서 너무 속상하고 언니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옆에서 이를 안쓰럽게 바라보던 임명섭 감독은 “초희는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잠재력 있는 선수다. 경기장 밖에서도 팀 결속력을 다지는 구실을 잘하고 있다. 경기력에서 스스로 실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잠시일 뿐이다. 근본이 좋은 친구여서 앞으로 더 기대된다”고 용기를 심어줬다. 김초희는 “실수했던 장면을 되새기겠다. 그 느낌을 잊지 않고 훈련에 매진하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컬링 종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스킵 김경애 역시 타는 속은 마찬가지다. 김은정으로부터 “샷은 경애가 나보다 더 좋다”는 찬사를 받은 그 역시 대표 선발전에서 100% 기량을 발휘하기엔 경험이 부족했다. 그는 “긴장을 많이 했다. (이전 포지션인) 서드와 스킵은 멘탈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도청전 승부처에서 버튼 드로우에 부담을 느낀다거나 상대에게 빅 엔드를 허용한 뒤 뒤숭숭한 팀 분위기를 다잡는 데 애를 먹었다. 그는 “아직은 ‘실수하면 어떡하지’하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실수가 나온다. 경험 부족이다. 월드투어 등 여러 대회를 치러보면 나아질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사실 스킵이 바뀌었을 때 과도기는 생각보다 긴 편이다. 임 감독은 “스킵을 바꿀 때는 보통 스킵 한 명을 (외부에서)데려오거나 한다. 경애처럼 서드에서 스킵으로 올라가서 바로 적응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잘해주고 있으니까 보완 과제를 찾겠다”고 말했다.

[포토]김은정-김경애, 흐름이 좋지 않아...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국가대표 스킵을 맡은 김은정(왼쪽)과 서드 김경애. 박진업기자


팀 킴은 과도기에 놓여있지만 최우선 목표는 2022 베이징 올림픽이다. 이번에 태극마크를 되찾진 못했지만 ‘올림픽 시즌’에 맞춰 팀을 완성해간다는 각오다. 김은정이 하반기 월드투어부터 팀에 복귀할 예정이라 차기 시즌 태극마크를 한 번 더 노릴 만하다.

한편 팀 킴을 꺾은 경기도청은 결승전에서도 현 국가대표인 춘천시청 ‘팀 민지’를 상대로 10엔드에 극적인 2점 스틸에 성공하며 6-5 역전승을 거둬 3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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