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외국인 투자자 상대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지 52일 만에 입건된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조만간 경찰에 공개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련 공소시효가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향후 수사 과정에 시선이 쏠린다.

양 전 대표의 성접대 의혹이 내사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을 깨고 경찰은 내사를 벌인지 약 50일 만에 양 전 대표를 정식 입건했다. 양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세 차례에 걸쳐 말레이시아 출신 재력가 조 로우 일행에게 성접대를 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지난 17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됐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그동안 진술 자료를 분석하여 피의자로 입건하고 수사로 전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양 전 대표의 성접대 의혹은 MBC ‘스트레이트’를 통해 불거졌다. 보도에 따르면 양 전 대표는 2014년 7월 소속 가수였던 싸이와 함께 조 로우 등 동남아 재력가를 대상으로 성접대를 했으며, 술자리에서 일명 ‘정마담’이 이 중 일부를 알선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후 양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 비공개 출석해 9시간가량 조사를 받았으나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원정 성매매 당시 동행했던 여성 가운데 일부로부터 성관계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붙이기 시작, 결정적으로 동남아시아 재력가의 방문 당시 YG 측 카드가 유흥업소에서 결제된 기록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태국의 재력가 및 정마담, 유흥업소 직원 등을 함께 입건한 상태다.

문제는 ‘공소시효’다. 성매매 알선 혐의의 공소시효는 5년으로 양 전 대표의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시점이 2014년 9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간이다. 여기에 경찰 수사에 소요될 시간과 검찰 송치, 검찰 보완 수사 등 남은 단계를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경찰이 양 전 대표의 혐의를 입증하고 기소할 시간은 더 촉박하다.

경찰은 공소시효 만료 전에 양 전 대표를 재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지만 성매매 알선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한 경찰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혐의 입증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며 “이번 사건이 결국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던 승리의 팔라완 성접대 의혹과 비슷하다. 수사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나타낸 바 있다.

따라서 경찰은 해외 성매매 알선보다 혐의 입증이 상대적으로 쉬운 국내 성매매 알선 혐의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YG엔터테인먼트 사옥 등을 압수수색할 방안도 검토 하는 등 이들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양 전 대표를 조만간 공개소환 해 포토라인에 세움으로써 그의 범죄 사실을 공론화 시키고 압박하겠단 뜻을 내비쳤다. 사건 발생 시점이 한참 돼 압수수색을 하더라도 유의미한 증거를 찾을 수 있을지, 공소시효와의 전쟁을 선포한 경찰이 ‘용두사미’로 끝났던 승리와 다른 결말을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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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