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 사자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극장가에 즐거운 변주가 시작됐다.

국내 여름대작들이 출몰하면서 디즈니왕국이던 극장가에 새로운 활력이 돌고 있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영화 (이상근 감독) 개봉 4일만인 지난 3일 누적관객수 200만 관객을 돌파했고, 같은날 개봉한 ‘사자’(김주환 감독)은 개봉 5일만인 4일 100만 고지를 밟았다. 또한, 두 영화의 상승세가 얼마간 계속될것으로 점쳐지면서 8월로 접어든 극장가는 ‘알라딘’부터 ‘토이스토리4’, 그리고 ‘라이온 킹’에 이르기까지 디즈니 영화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얼마전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감돌게 됐다. 여기에 ‘봉오동전투’(원신연 감독)까지 오는 7일 개봉하면 국내 대작들의 총공세가 펼쳐지게 되면서 여름성수기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엑시트’는 웃음을 버무린 재난탈출영화이고, ‘사자’는 엑소시즘에 히어로를 더한 새로운 장르로 각각 서로 다른 매력으로 여름 관객들의 구미를 자극한다. 그런가 하면 ‘봉오동전투’는 일제강점기 당시 승리의 역사를 쓴 이야기로 애국심을 고취, 최근 대중들의 반일 정서와 맞아떨어지며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대작은 아니지만,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김복동’도 마찬가지다.

봉오동

이처럼 치열한 여름 시장이지만, 서로 다른 흥행 포인트의 국내영화들이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한동안 디즈니 세상이었던 극장가에서 새로움을 기대하던 관객들에게는 다양한 선택지가 제공되는 것이기도 하다.

한 영화 관계자는 “극장가 성수기는 대작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오면서 관객 몰이에 불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올 여름은 소재와 장르면에서 선택의 폭이 넓은 모습이어서 관객들에게는 다양성이 있는 극장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봤다.

뿐만 아니라 올 영화계 흥행 1위는 디즈니에게 내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지만, 국내 여름 대작들의 공세로 국내 배급사들이 반전의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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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엔터테인먼트·롯데엔터테인먼트·㈜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