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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25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제20회 신한금융 서울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3.4위 결정전에서 중국을 세트스코어 3-0으로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출처 | FIVB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에이스 효과가 잠실 쇼크를 지워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세계랭킹 9위)은 25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제20회 신한금융 서울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3·4위 결정전에서 중국(2위)을 세트스코어 3-0(25-21, 25-20, 25-22)으로 꺾었다. 이로써 44년 만에 안방에서 열린 대회에서 사상 첫 외인 사령탑과 함께 최초의 우승을 노렸던 한국은 최종 성적표 3위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도쿄행 직행 티켓은 얻지 못했지만, 11개국 중 8위 안에 들어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대륙별 예선에 참가할 자격을 확보했다.

이란(39위), 홍콩(117위)과 함께 A조에 속했던 한국은 전력상 한수위라는 평가에 걸맞게 벤치 자원들을 주로 활용하고도 두 팀에 셧아웃승을 거두며 선두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주전을 가동하기 시작한 8강라운드에서는 대만(33위)을 만나 무난히 승리했고, 태국(14위)까지 꺾으며 최근 4전5기로 이어진 악연까지 끊어냈다. 그러나 10대 선수 위주로 구성된 일본에게 일격을 당하면서 결승행이 좌절됐다. 정예 멤버로 나선 한국이 첫 세트를 따내고도 홈에서 역전패를 허용했기에 더 뼈아픈 패배였다.

이날 상대하는 중국 역시 주축이 대거 빠진 1.5군급 전력이었으나 높이를 갖춘 선수들이 즐비해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준결승전 패배로 우승이 무산된 상황에서 분위기가 침체될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에이스’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이 날아올랐다. 초반부터 쫓고 쫓기는 경기 양상 속 1세트에만 홀로 10득점을 책임지며 기선제압에 앞장섰다. 공격성공률이 62%에 달할 정도로 순도도 높았다. 큰 키를 이용한 블로킹 득점에 특유의 강스파이크는 물론,빈 곳을 찾아 밀어넣는 페인트 플레이로 연속 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흔들리는 수비 속에서 김연경의 한 방은 해결사의 정석을 대표했다. 중국은 2세트 중반 세터를 교체하며 변화를 줬으나, 직후 김연경이 다시 한 번 공격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1세트 매치포인트와 2세트를 마무리하는 점수까지 중요한 순간마다 김연경이 자리했다.

3세트 초반 오히려 한국이 밀리는듯 했으나 가까스로 점수를 뒤집으며 엎치락 뒤치락 랠리를 이어갔다. 12-11 상황에서는 중국의 공격이 한국의 블로킹이 아닌 네트에 맞았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한국이 챌린지 요청을 해 비디오 판독이 이뤄졌지만 후 바뀌지 않았다. 자칫 승기가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주장’ 김연경이 나섰다. 주심을 향해 긴 시간 어필을 했고, 이어진 공격 기회에서 보란듯이 득점을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오히려 벌렸다. 결국 김연경이 3연속 득점으로 또 20-19 역전을 성공시키며 홈에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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