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혜리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이제는 아이돌보다 배우라는 미사여구가 더 어울리는 두 사람. 배수지, 이혜리가 각각 SBS ‘배가본드’, tvN ‘청일전자 미쓰리’로 컴백한다. 모두 1994년생으로 20대를 대표하는 여배우, 가수에서 배우로 2막을 열었다는 점에서 교집합이 꽤 많은 두 사람이다. 때문에 하반기 동시 출격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배수지는 20일 방송하는 ‘배가본드’로 시청자와 만난다. ‘배가본드’는 민항 여행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진실을 파헤치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 액션 첩보물. 수지는 국정원 신분을 숨기고 모로코 한국대사관 계약직 직원으로 근무하는 블랙요원 고해리 역을 맡았다. 신성록, 문정희, 백윤식, 문성근, 이경영 등 굵직한 연기파 배우들도 합류해 스토리를 더욱 단단하게 할 예정.

‘배가본드’로 수지의 또 다른 면면을 볼수 있을 듯하다. 1년에 걸쳐 제작된 ‘배가본드’의 제작비는 250억 원으로 촬영도 모로코, 포르투갈에서도 진행된 그야말로 대작이다. 수지가 이 정도 규모의 작품에 참여하는 것과 액션을 선보이는 점 모두 처음이라 신선하게 다가온다. 수지는 액션 스쿨에서 트레이닝을 받으며 연기 변신에 힘을 기울였다. 강인한 여성 캐릭터로 어떤 색다른 모습을 보일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상대역인 이승기와의 호흡도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은 지난 2013년 MBC ‘구가의 서’ 이후 재회한 것으로, 다시금 로맨스 합을 선보이고 이번엔 액션 연기까지 더해 하모니를 풍성하게 할 전망이다.

‘배가본드’는 촬영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초호화 라인업, 보기 드문 웅장한 스케일은 일찍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때문에 제작진, 배우들이 안고 가야 할 부담감은 지울 수 없을 전망. 2017년 SBS ‘당신에 잠든 사이에’ 이후 오랜만의 드라마 복귀를 맞은 수지도 다를 바 없을 터. 대작 주인공이라는 무게를 이겨내면서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혜리는 ‘청일전자 미쓰리’에서 말단 경리에서 하루아침에 대표가 된 이선심으로 분한다. 지난해 MBC ‘투깝스’ 이후 1년 8개월만의 브라운관 컴백인 만큼 이혜리의 연기 변신에 궁금증이 쏟아진다. 지난 18일 열린 ‘청일전자 미쓰리’ 제작 발표회에서 이혜리는 “오랜만에 드라마를 하는 거라 더 신중하게 생각했다”라며 어느 정도의 부담감은 있었다는 걸 솔직히 밝혔다. 하지만 “한동화 감독님이 설령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더라도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어보자고 하셨다. 그래서 큰 힘이 됐다. 감독님을 믿으면서 저 또한 도전의 자세로 시작하게 됐다. 선배들도 현장에서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라며 고마움과 함께 단단한 마음가짐을 전했다. 또한 “‘혜리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어 열심히 연구했다”는 각오도 밝혔다.

이혜리는 유독 tvN과 인연이 많다. 2016년 시청률 잭팟을 터뜨린 드라마 ‘응답하라 1988’,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토요 예능 ‘도레미 마켓’도 tvN에서 전파를 탔거나 타고 있다. 기분 좋은 연결고리가 있는 만큼 이혜리가 tvN에서 또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더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우려섞인 시선도 있다. 이선심은 엉뚱한 면모와 긍정적인 성격을 두루 갖춘 인물로 앞서 이혜리가 연기한 캐릭터들을 떠올리게 한다. ‘응답하라 1988’의 덕선, ‘투깝스’의 송지안, ‘딴따라’ 그린 등도 대체적으로 밝은 캐릭터들이었던 터라, 또 다른 색깔을 낼 수 있을지가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크리에이티브그룹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