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LA 다저스 류현진. 로스앤젤레스 (미 캘리포니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다저스)이 정규시즌 홈 마지막 등판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포와 동시에 호투를 펼치면서 시즌 13승째(5패)를 따냈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다저스타디움에서 진행 중인 2019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2피홈런) 8탈삼진 3실점(3자책점)을 기록, 팀의 7-4 승리를 견인하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달 12일 애리조나전에서 12승을 달성한 뒤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 그는 한 달여 만에 승수 쌓기에 성공했다. 이전까지 콜로라도를 4차례 만나 승리 없이 1패만 떠안았는데 징크스까지 털어냈다.

류현진이 지배한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회 초 첫 타자 트레버 스토리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한 그는 개럿 햄슨에게 5구째 커터를 공략당해 좌중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그가 홈런을 허용한 건 지난달 24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 4경기 만이다. 놀란 아레나도 타석 때도 1루수 실책으로 진루를 허용했는데 이안 데스몬드를 우익수 플라이로, 라이언 맥마혼을 삼진으로 각각 잡아내면서 1회를 마쳤다. 2회엔 공 7개로 삼자 범퇴처리했다. 조쉬 푸엔테스를 우익수 플라이, 샘 힐리아드를 1루 땅볼로 돌려세웠고 드류 부테라를 다시 삼진으로 잡아냈다.

3회부터 더욱 안정 궤도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 안토니오 센자텔라를 상대로 커브를 앞세워 3구 삼진을 해낸 그는 스토리와 두 번째 대결에서도 시속 148㎞짜리 하이 패스트볼로 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홈런을 맞은 햄슨도 2루 땅볼로 처리했다. 4회엔 천적 아레나도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지만 데스몬드를 병살타로 처리한 뒤 맥마혼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에도 푸엔테스를 유격수 땅볼로 잡은 뒤 힐리아드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부테라 타석 때 병살타를 끌어내면서 역투를 이어갔다. 그리고 5회 말 타석에서 류현진은 스스로 경기 분위기를 바꿔놨다. 앞서 팀이 0-1로 뒤진 2회 2사 만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지만 초반 2개 볼을 골라내고도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5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안토니오 센자텔라를 상대로 깜짝 홈런을 해냈다. 볼카운트 0-2 상황에서 가운데로 높게 몰린 3구째 94마일짜리 공을 통타,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9m. ML 데뷔 7시즌 만에 터진 첫 번째 홈런이기도 했다. 류현진의 홈런포에 힘입은 다저스 타선은 불을 뿜었다. 작 피더슨이 볼넷을 골라낸 데 이어 가빈 럭스가 우중간 안타를 터뜨렸다. 이어 저스틴 터너의 좌전 안타가 터지면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콜로라도는 센자텔라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제이크 맥기를 투입했다. 하지만 류현진으로 시작한 다저스 타선의 화력은 기어코 정점을 찍었다. 코디 벨린저가 맥기의 2구째를 공략해 만루 홈런포를 가동했다. 순식간에 점수를 5-1로 뒤집었다.

류현진

오름세를 탄 류현진은 6회 대타 팻 발라이카를 유격수 땅볼로 제압한 뒤 스토리에게 좌전 2루타를 내줬다. 그러나 햄슨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천적’ 아레나도 역시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7회엔 민첩한 수비가 돋보였다. 선두 타자 데스몬드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한 그는 맥마혼 희생번트 때 재빠르게 전진 수비를 하면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이어 푸엔테스 투수 땅볼 때도 침착하게 선행 주자 데스몬드를 처리,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2사 1루에서 다음 타자 힐리아드를 상대로 뜻밖에 투런포를 허용했다. 이날 투·타에서 팀 승리의 도화선 구실을 했기에 다소 뼈아픈 홈런이었다. 또 평균자책점도 종전 2.35에서 2.41로 치솟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팀이 5-3으로 7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지고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채 내려왔다. 다저스 타선은 7회 말 2사에서 코리 시거의 중월 솔로포에 이어 8회에도 윌 스미스의 좌월 홈런이 터지면서 점수 차를 7-3으로 벌렸다.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리고 9회 마운드에서 켄리 잰슨이 1점을 허용했지만 더는 실점하지 않으면서 승리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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