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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내가 커서 ‘리틀포레스트’ 이모가 될게요.” 아이의 순수함이 결국 어른들을 울렸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리틀포레스트’ 최종회에서는 찍박골에서의 마지막 날을 함께 보내는 아이들과 어른들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서진, 이승기, 박나래, 정소민은 두달여간 방송된 ‘리틀포레스트’에서 아이들을 정성껏 돌봤다. 네사람 모두 미혼인 탓에 다소 서툰 점도 있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 나갔다.

또 놀이 뿐 아니라 요리, 가구, 만들기, 요가 등 미리 숙지해 온 덕분에 아이들과도 빠르게 가까워졌고, 아이들은 점점 마음의 문을 열었다.

마지막회에서는 9명의 ‘리틀이’들이 모두 모여 스탬프 투어를 하고 식사를 하면서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어른 뿐 아니라 아이들 역시 이별을 직감하고 슬픔에 찼다.

부모님이 데리러오자 뛰어가서 이서진에게 안긴 브룩, 그런 브룩을 바라본 이서진의 눈가는 촉촉해졌다. 브룩과 이서진은 서로의 눈을 바라봤지만 꾹 눈물을 참았다. 집으로 돌아가던 브룩은 부모님에게 “이서진 삼촌의 눈물을 봤다”라고 말했고, 이서진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브룩이 참아서 다행이지 울었으면 나도 더 울었을 것”이라며 “방송 하며 이러는거 안좋아하는데 눈물이 났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렇게 어른들과 아이들은 서로의 추억의 페이지에 남은채 안녕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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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리틀포레스트’는 SBS가 처음으로 선보인 월화 예능이자 드라마 시간대인 오후 10시 방송으로도 주목받았다. 6.8%대로 시작했던 프로그램이 후반에는 3~4%대 하락해 단순히 수치로 따지는 성적표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미 그 이상의 힐링과 순수함으로 안방극장에 온기를 불어 넣었다. “커서 ‘리틀포레스트’ 이모가 될게요”라는 브룩에 말에 정소민은 눈물과 함께 “최고의 선물이다”라며 만족했다.

자극적인 콘텐츠들의 홍수 속에서 ‘리틀포레스트’는 어떠한 MSG도 치지 않았다. 요리 뿐 아니라 프로그램 자체도 자연이었고 힐링이었다. 그저 관찰예능에 집중해 아이들의 놀이를 관찰하고 관계를 바라봤다. 그 과정에서 행복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갈등이 있기도 했지만 점점 편식이 줄어들고 친구를 사귀고 육아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관심이 다른 아이에게 가자 서운해 하는 아이, 집에서는 막내지만 ‘리틀포레스트’에서는 맏형 역할을 해낸 아이 등 매회 감동이 이어졌다.

이처럼 ‘리틀포레스트’는 육아예능 그 이상의 의미였다. ‘런닝맨’에 나가서도 뛰지 않던 이서진을 뛰게 만들고 눈물나게 만들었다. 진정성과 진심을 다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서진 뿐 아니라 정소민과 박나래도 아이들의 따스한 말과 인사에 눈물을 쏟았고 이승기는 그런 모습을 애써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미소로 이별하려 노력했다.

아이들 역시 “뽀로로 에디 같다”, “아빠보다 좋다”, “엄마가 한 요리보다 맛있다”, “내일 또 오고 싶다”라는 등 본인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보내며 ‘리틀포레스트’에 대한 의미를 되새겼다.

이렇게 뜨거웠던 찍박골의 여름이 지나가고 완연한 가을이다. “또 만나자”라며 서로의 다음을 기약한 ‘리틀포레스트’, 새로운 시즌으로 ‘리틀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