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김하성 \'홈런 신고합니다\'
2019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키움 김하성이 5회초 무사1루 좌중월 홈런을 날린 후 조재영 코치에 경례를 하고 있다. 2019. 10. 15.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문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전날 혈투에 마침표를 찍은 기세를 고스란히 이어갔다. 기습번트를 시도하는 등 타석에서 여유를 찾더니 연속 장타를 터뜨리며 국가대표 유격수의 존재감을 고스란히 펼쳐보였다. 키움 김하성(25)이 플레이오프(PO) 시리즈에서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김하성은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PO 2차전에서 4회초 2루타, 5회초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1회초 첫 타석에서 SK 선발투수 앙헬 산체스의 154㎞ 강속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후 두 타석에서 복수에 성공했다. 과정부터 범상치 않았다. 4회초 산체스의 초구에 기습번트를 시도하며 SK 배터리를 흔들더니 2구 낮은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렸다. 변칙을 시도하는 척하다가 강공으로 SK 배터리의 허를 찔렀다.

김하성의 2루타는 키움 반격의 신호탄이 됐다. 산체스의 패스트볼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던 키움 타자들은 김하성을 시작으로 정타를 만들었다. 이정후의 중전안타에 김하성이 홈에서 태그아웃됐지만 이후 안타 3개를 더하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키움 타자들 전체가 김하성에게 기를 받은 듯 마음껏 산체스를 공략했다.

김하성과 키움의 기세는 5회초에도 이어졌다. 김혜성과 서건창이 연속안타로 역전을 이끌었고 김하성은 다시 한 번 산체스의 낮게 제구된 패스트볼에 대포를 날렸다. 전날 PO 1차전 연장 11회 결승타처럼 좌중간을 가른 타구가 이번에는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그러면서 김하성은 2015년 두산과 준PO 이후 4년 만에 포스트시즌 홈런을 달성했다.

김하성의 존재감은 장타에 그치지 않았다. 7회말 무사 2, 3루에서 김강민의 타구를 한 번에 캐치하지 못했으나 곧바로 1루 송구로 연결하는 뛰어난 판단력을 보였다. 최상의 시나리오인 홈송구 3루 주자 아웃을 이끌지는 못해도 정확한 넥스트 플레이로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8회말에는 이재원의 3루 쪽으로 향하는 깊은 타구를 잡은 뒤 강한 송구로 처리했다.

[포토]키움 김하성, 타자 주자는 잡아야 해!
키움 유격수 김하성이 1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SK와 키움의 플레이오프 2차전 7회말 무사 2,3루 상황에서 SK 김강민의 땅볼을 놓쳤다가 다시 잡은 뒤 1루로 송구하고 있다. SK의 3루 주자 김성현이 그 사이에 홈인 하면서 역전 허용. 2019. 10. 15.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대로라면 이번 PO는 SK 염경엽 감독의 우려처럼 김하성 시리즈가 될 확률이 높다. 염 감독은 지난 13일 PO 미디어데이에서 “이 자리에 앉은 박병호 선수도 우리가 경계해야 할 상대지만 김하성 선수 또한 놀랍도록 성장했다. 이전보다 기술은 물론 멘탈에서도 한층 향상된 모습이 보인다”며 김하성을 향해 적색경보를 내렸다. 실제로 SK 투수들은 염 감독의 경계령을 들은 듯 PO 1차전부터 김하성의 몸족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김하성은 PO 1차전 초반에는 김광현을 비롯한 강속구 투수들의 몸쪽 패스트볼에 당했지만 타석을 거듭할수록 타이밍을 맞췄고 연장 11회 결승타로 주인공이 됐다.

김하성은 “포스트시즌은 뛰어난 투수들을 상대로 결과를 내야 한다. 힘든 경기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래도 마냥 물러날 수는 없다. 상대가 몸쪽 승부하는 것을 파악한 만큼 타이밍을 빠르게 잡는 데에 초점을 뒀다. 순간적으로 배트를 짧게 잡아 좋은 타구를 날릴 수 있었다”고 PO 1차전 결승타 순간을 돌아봤다.

김하성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부진을 곱씹으며 타격 메커닉 변화를 꾀했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타격 준비시 머리 위에 있었던 손 위치를 내렸고 정규시즌 개인 통산 최고 타율(0.307)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여유와 대응력까지 뽐내며 별중의 별로 우뚝섰다. 준PO가 박병호 시리즈였다면 PO는 김하성 시리즈로 흘러가고 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