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장나라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믿보배(믿고 보는 배우)’ 공효진, 장나라가 평일 안방을 평정했다.

케이블, 종편 드라마의 강세 속에 자존심을 구겨야 했던 지상파 드라마. 그러나 최근들어 탄탄한 작품과 화려한 출연진으로 시청률 회복세에 접어들며 다시금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월화극 1위 SBS ‘VIP’의 장나라, 수목극 1위 KBS2 ‘동백꽃 필 무렵’(이하 동백꽃)의 공효진이 있다. 장나라의 KBS2 ‘고백부부’, SBS ‘황후의 품격’, 공효진의 MBC ‘파스타’, SBS ‘괜찮아, 사랑이야’, ‘질투의 화신’ 등 앞서 했던 작품들도 모두 흥행에 성공하며 소위 ‘작품 보는 눈이 좋은 배우’로도 꼽힌다. 때문에 두 사람이 고른 작품이라면 이미 기대치가 높아지고 큰 관심 속에 방영을 시작한다.

이번 역시 그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동백꽃’은 지난 9월 첫회 6.3%로 시작해 매회 시청률을 경신, 가장 최근 회차였던 지난 7일 방송에서 18.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다시금 기록을 갈아치웠다. 세배 이상 상승한 것은 물론, 이번 작품으로 KBS 드라마의 부활을 완벽하게 알렸다. 극중 동백 역을 맡은 공효진은 ‘공블리’다운 특유의 자연스러운 생활연기에 강하늘과의 풋풋한 로맨스, 나아가 패션까지 모두 유행시키며 반박불가 히로인이다

장나라 역시 ‘황후의 품격’ 이후 빠르게 ‘VIP’로 복귀, 전작과는 전혀 다른 결의 캐릭터로 변신했다. 극중 백화점 VIP 전담팀 차장인 나정선을 맡은 장나라는 똑부러지면서도 따뜻한 성정의 인물로 분했다. 직장 상사이자 남편인 이상윤(박성준 역)과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던 중 뜻밖의 내연녀 소식을 접하고 충격에 빠진 나정선이 된 장나라는 크고 작은 감정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나정선에 완벽하게 녹아든 장나라 덕분에 ‘VIP’ 역시 시청률이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지난달 말 첫회 6.8%를 시작으로 매회 1% 가량 오르더니 9%대까지 돌파했다. 무엇보다 SBS가 월화예능으로 드라마 휴식기를 뒀던 터라 심기일전, 장나라와 함께 성공적인 복귀를 알린 것.

한 업계 관계자는 “두 작품 모두 여자주인공이 끌고 가는 비중이 큰 만큼 캐스팅이 중요했다. 두 사람이 합류한 것만으로도 신뢰가 생기는 격이다. 두 사람의 캐스팅 이후 다른 배역들도 훨씬 수월해진 감도 있다”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각 요일을 책임지고 있는 두 작품의 성공요인은 비단 스타캐스팅 뿐만이 아니다. ‘추리’, ‘범인찾기’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동백꽃’은 연쇄살인마 까불이를 찾고, ‘VIP’는 내연녀 찾기를 중요한 포인트로 그려내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더욱 능동적인 시청을 이끌어내고 있다. 마치 과거 tvN의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 ‘~찾기’의 경우 드라마를 계속 시청할 충성도를 높이고, 마니아층을 형성하기도 용이한 것을 분석된다. 이에 시청자들은 매회 누가 범인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방송가에서는 범인 함구하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범인찾기의 경우 보안이 철저하다. 미리 정해져있던 범인이 바뀌기도 하고 알고 있어도 측근 몇몇만 알고 대본 사수에 신중을 기하는 등 타 드라마와 또 다른 현상을 볼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믿고 보는’ 시청률퀸들의 활약과 탄탄한 대본 및 범인찾기까지 합세해 새로운 흥행공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캐스팅으로 초반 관심끌기에 그치는 것이 아닌, 중간 이탈 없이 꾸준히 시청률이 상승했다는 점과 배우들의 연기력과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위기에 빠졌던 지상파 드라마에 그린라이트를 켜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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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강영조·최승섭기자 kanj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