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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장석 전 대표, 임은주 부사장, 박준상 전 대표.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KBO 조사위원회가 발동해 11일부터 키움 히어로즈 사태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내용은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에 국한된다. 사실관계와 제출서류를 확인하하기 위해 KBO의 조사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박준상 전 키움대표와 임상수 전 고문 변호사의 배임 횡령 혐의에 대한 조사는 빠졌다. 그런데 옥중경영에 대한 혐의보다 훨씬 강력한 ‘트리거’는 전 경영진의 비리 의혹이다. 구단의 존속 자체를 결정지을 폭발력을 지닌다.

히어로즈 구단은 이장석 전 대표의 범법 행위로 이미 KBO로부터 엄중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범죄사실이 인정되며 야구계에서 영구실격처리 됐다. 그런데 문제구단으로 낙인찍힌 키움구단에서 유사 비리가 재발했다면, 그 파장은 리그 전체를 흔들 것이 틀림없다. 스모킹건이 드러난다면 KBO는 구단의 회원사 자격 박탈까지 고민해야 한다. 히어로즈 구단의 공중분해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키움 구단의 박 전 대표는 연봉으로 지난해 1억 8000만원을 받았는데 올해 5억원으로 대폭 인상됐다. 구단은 키움증권과의 스폰서계약에서 박 전 대표가 공헌한 부분을 연봉에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결정에 따라 법적 절차를 준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시비비를 따질 여지는 있어 보인다.

그리고 키움의 고문변호사로 활동한 임 변호사는 자문료로 월 6000만원 정도 수령했는데, 구단내부에서 고정비용이 높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지난 4월 계약방식을 시간당 자문료 지급으로 변경했다. 그런데 오히려 청구 비용이 월 1000만원 정도 더 증가했다. 구단 관계자는 “지속적인 전화를 통한 자문과 구단의뢰 계약건 등으로 비용이 늘어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키움 구단은 임 변호사의 자문료가 과도하게 지급 됐는지에 대해 2~3군데 로펌에 문의해 의견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관계를 확인해 규정위반 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야구계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히어로즈 구단처럼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 연봉 10억원에 가까운 변호사 자문료를 지불한게 이해가 안된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그는 “그 비용이라면 차라리 2~3억원 정도에 채용계약을 하는게 낫다. M&A나 스폰서 계약을 가져왔다면 몰라도 법률자문으로 매달 7000만원 이상을 수령한건 납득이 가지 않는다”라고 했다.

또다른 변호사는 “단순히 구단의 법률자문을 했는데 그 정도 받았다면 다른 주주들이 횡령과 배임으로 소송을 걸 수 있다. 임 변호사가 이장석 전 대표의 개인적인 법률자문을 했다면 그것도 배임의 소지가 있다. 야구계에서 영구제명된 인물의 일을 봐줬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키움 구단은 전 대표의 횡령과 배임, 선수장사, 트레이드 머니 축소발표 등으로 수차례 홍역을 치렀다. 그런데 경영진의 비리가 또 드러나게 되면 KBO의 개입은 불가피하다.

퇴출의 명분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키움 구단의 회원사 자격 박탈에도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썩은 사과를 추려내지 않으면 궤짝속의 사과는 몽땅 썩어버린다. 특정구단이 계속해서 리그 전체에 해를 끼친다면 KBO의 결단이 필요하다. 그 때가 온다면 나머지 9개 구단도 뜻을 모아야한다. 9구단 체제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그리고 서울 연고 야구단에 여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있다는 점도 주지의 사실이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