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선수협 총회 결과 발표하는 이대호 회장
한국프로야구선수협 이대호 회장이 2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총회 후 결과를 이야기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찬성 195명, 반대 151명 나왔습니다. 찬성표가 더 나왔으니 수용하겠다. 다만 구체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대타협의 시발점이 될 것인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KBO이사회에서 제안한 프리에이전트(FA) 개선안을 ‘조건부 수용’하기로 했다.

이대호 선수협 회장은 2일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선수협 총회에서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직접 밝혔다. 이날 프로야구 등록선수 590여 명 중 60%에 달하는 346명이 참석했고, 195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 회장은 “찬성과 반대표가 비슷하게 나왔기 때문에 전체적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내년 시즌 KBO리그는 커다란 변화를 마주하게 됐다. 우선 FA 자격 취득기간을 1년으로 단축되고 FA등급제가 도입돼 A, B, C 등급별로 차등 보상한다. 고졸 선수는 현행 9년에서 8년 후 FA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최대 쟁점이었던 B등급 선수는 보호선수 25명 외 1명과 전년연봉의 100%로 완화한다. 현행 최저연봉 2700만원은 3000만원으로 상향조정되고 부상자 명단제도(최대30일 등록일수 보장)도 도입된다. 외국인 선수도 3명 등록에 3명 출전, 육성형 외국인선수 도입도 포함돼 있다. 대신 1군 엔트리가 28명 등록, 26명 출전으로 1명씩 늘어난다.

총회를 앞두고 몇몇 구단의 베테랑 선수는 투표 결과에 촉각을 모으면서도 개선안 확대에 긍정적인 목소리를 내놨다. A구단 한 선수는 “조심스러운 부분이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 다만 팬들이 더 찾는 리그가 돼야 선수나 구단 모두 좋은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올해 포스트시즌 관중 감소와 더불어 프리미어12 등 최근 국제대회 성적 부진 여파로 ‘황금기’를 누렸던 프로야구 시장에 위기감이 감돌았고 스토브리그 시장에 한파가 몰아친 것과 관련해 선수들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저연차 선수 및 FA 자격 취득을 앞둔 선수 사이에서는 온도차가 존재했지만 결과적으로 찬성표가 더 나온 건 커다란 의미가 있다.

다만 샐러리캡은 향후 더욱 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게 됐다. 구단, 선수별 유·불리가 지속해서 엇갈리고 있다. 이 회장은 “샐러리캡은 아직 구체적인 금액이나 조건이 없다. 우리도 KBO도 모두 준비가 안 된 부분이기에 그저 ‘수용’이라는 표현을 쓰기가 어렵다”며 “이사회에서 덜컥 내놓은 부분이어서 아직 우리 입장에서는 고려할 게 없다. 서로 구체적인 방안을 찾을 것이고 KBO가 먼저 제시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협은 조건부 수용에도 이전보다 개인 이익을 뛰어 넘는 의사 결정을 통해 구단, KBO와 새 비전을 꾸릴 수 있다는 의사를 확고히하면서 전환점을 맞게 됐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