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엘리야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배우 이엘리야가 ‘보좌관’ 윤혜원을 만나 또 한 번 성장했다. 극의 한 축을 든든하게 이끄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이엘리야는 최근 종영한 JTBC 월화드라마 ‘보좌관: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시즌2(이하 ‘보좌관2’)에서 프로페셔널한 보좌관 윤혜원을 연기했다. 윤혜원은 매사에 차분히 소임을 다하며 국회의원 장태준(이정재 분)을 지킨 인물로, 장태준에게 의심스럽게 접근하는 자들은 예리하게 경계했고 업무를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이엘리야는 이처럼 시즌1보다 더욱 주체적으로 변한 윤혜원의 성장 곡점을 완벽하게 짚어 녹여냈다.

종영 인터뷰로 만난 이엘리야는 수수한 차림에 화장기가 거의 없어 실제 ‘보좌관’ 윤혜원을 마주하고 있는 듯했다. 그는 “좋은 시는 시간이 오래 지난 후 또 읽어도 감동으로 다가오고 느낌도 다르다”라며 자신에게 ‘보좌관’이 그런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비유했다. 또한 “좋은 작품, 좋은 감독님과 배우 그리고 스태프들과 긴 여정을 잘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할 뿐이다”라며 종영 소감을 밝혔다.

윤혜원 캐릭터의 관전 포인트는 단연 6급 비서에서 4급 보좌관으로 거듭난 거였기에, 이엘리야도 이에 맞춰 연기 방향을 틀어야 했다. 비서일 때는 장태준을 지킨다기 보다 함께 일하는 존재였다면, 이젠 말 그대로 그를 보좌해야 했다. 이엘리야는 “윤혜원은 장태준을 믿는 것 이상으로 그에게 어느 정도의 동경도 가진 인물이다. 그래서 일을 냉철하게 처리하면서도, 열정은 더욱 뜨거워 보이도록 표현했다. 장태준을 직접 모셔야 하는 위치에 오른 거니까 책임감도 더 많이 보여질 수 있도록 이 부분에도 초점을 맞췄다”라고 말했다.

윤혜원은 영민한 태도로 장태준이 지시한 모든 일을 진두지휘했다. 그런 윤혜원과 이엘리야는 얼마나 닮아있을까. 그는 “일을 할 때 집중해서 열심히 하는 편이다. 완벽주의적인 성격이 내게도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집중한다. 그렇다고 워커홀릭까지 추구하는 건 아닌데, 일에 있어서는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일 외적으로는 덤벙거리기도 하는 부족함도 가졌다”라며 어느 정도 교집합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엘리야

이엘리야에게 시즌제 드라마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총 20회까지의 분량을 10회씩 나눠 촬영해 다른 작품보다 여유롭게 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엘리야는 “스태프나 배우들 모두 안정적이고 편안한 컨디션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 배우끼리 대화할 수 있는 시간도 늘어 연기에도 도움이 됐고, 배우 개개인 역시 연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라고 떠올렸다.

‘보좌관2’는 보좌관에서 국회의원이 된 장태준의 치열한 정치판 생존기를 그린 작품으로, 어찌보면 충분히 딱딱하고 따분해 보일 수 있는 소재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매회 4%(닐슨코리아 제공, 전국유료가구기준)를 웃도는 준수한 성적을 내며 꾸준한 관심을 받았다. 이엘리야는 “캐릭터들이 각자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많은 분들이 매력을 느끼신 것 같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열정과 에너지가 시청을 유도한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자평했다.

이엘리야는 윤혜원을 30세에 만나 더욱 좋았다고 했다.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냐고 물으니 “30세는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윤혜원은 단단하고 신념 있고 강인한 인물이다. 그런 윤혜원을 연기해보니, 앞으로 저에게 어떤 어려운 상황이 와도 굳건히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용기가 생겼다. 마음을 다시 다잡게 된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보좌관’은 이정재, 신민아, 김갑수, 정웅인 등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에 여의도 정치판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는 호평이 쏟아졌던 바. 이엘리야 또한 호평 범주에 들었다. 그는 “제가 연기를 잘해서가 아니라, 캐릭터를 잘 만나 좋게 봐주신 것 같다. 공감을 드릴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해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었다. ‘이엘리야에게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라는 걸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1과 시즌2 모두 호평받은 ‘보좌관’이기에 시즌3로의 귀환을 염원하는 반응도 적지 않다. 이엘리야는 이에 대해 “많이 사랑해주셔서 시즌3 탄생의 희망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사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라며 조심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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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킹콩 바이 스타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