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이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가 4일 오후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회 야수들의 실책성 안타로 출루해 16년 연속 100안타 대기록을 세운 뒤 미소짓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아직도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수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박한이(전 삼성)의 목소리엔 오랜 기간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묻어있었다.

2019년 끝자락, 아쉬움 속에 유니폼을 벗은 박한이의 근황이 전해졌다. 이만수 감독이 이사장으로 있는 헐크파운데이션이 진행한 재능기부 활동에 참가한 것. 박한이는 조현수(롯데), 김태진, 김찬형(이상 NC) 등과 함께 라오스로 건너가 2박 3일간 라오스 선수들에게 기술 훈련지도를 했다. 박한이는 “말로만 듣던 라오스 야구단을 방문해 정말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라오스 선수들에게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와서 선수들을 만나고 싶다”며 소감을 밝혔다.

16일 박한이와 연락이 닿았다. 아직 속죄하는 마음이 큰 만큼 박한이는 인터뷰 내내 조심스러워했지만 담담히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는 재능기부 참여 계기에 대해 “최근 선수협 사무총장님께 전화가 와서 재능기부에 참여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좋은 취지였기에 다른 이유 없이 가겠다고 했다. 라오스라는 나라가 한국야구문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했다. 내가 라오스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재능기부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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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에서 재능기부 활동을 한 박한이(왼쪽). 제공 | 헐크파운데이션

라오스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며 박한이는 오랜만에 야구공을 잡았다. 감회가 남달랐을 법 했다. 박한이는 “몇 개월 간 깊히 반성하는 마음으로 지냈다. 이번에 좋은 취지로 라오스에 가서 좋은 선수들과 감독님을 만날 수 있어서 뿌듯했다. 생각보다 아이들이 활발했고, 야구에 대한 집념이 강하다는 걸 느꼈다. 야구선수로는 은퇴를 했지만 제 2의 인생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번 재능기부는 좋은 기회가 됐다”면서 이번 재능기부 활동으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은퇴 이후 박한이는 외부와 접촉없이 자숙 기간을 갖고 있다. 그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다. 박한이는 “(당시 사건은) 내가 잘못한 것이기 때문에 속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봉사활동을 수행했다. 그 외엔 조용히 지내고 있다. 당시 잘못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그저 팬분들께 죄송할 따름이다. 깊이 반성했다”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향후 목표나 계획은 어떻게 될까. 박한이는 “지금 상황에선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곤란하다. 추후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껏 야구선수로 지냈기 때문에 야구 관련된 것이 아니겠나”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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