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기성용이 21일 스페인 출국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 | 이용수기자

[인천공항=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해외 진출한 K리그 출신들, 과연 K리그로 복귀할까?”

K리그 복귀 과정에서 느낀 기성용이 걱정이다. 그는 21일 스페인 라 리가 계약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했다. 그는 최근 K리그 복귀를 노렸으나 친정팀 서울에서 미온적인 태도와 ‘위약금 문제’ 등을 거론해 11년 만의 복귀 계획을 접었다. 이 과정에서 기성용은 단단히 마음에 상처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라 리가(1부) 팀과 계약을 위해 출국하는 기성용은 “(은퇴 전 K리그 복귀는) 모르겠다. 이번 협상에서 느낀 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 있구나를 느꼈다. 내가 돈을 쫓고 다른 것을 원했다면 한국에 돌아올 필요도 없었다. 돈의 가치보다 팬들이나 구단과 함께 하며 동기부여를 느껴 이뤄내는 가치가 내겐 특별했다. 그런 것이 내 생각과 다르게 비춰져서 앞으로 한국에 올지 안올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즉, K리그 복귀에 대한 마음을 접은 것이다.

기성용은 “사실 어떤 기회가 올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한국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해외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협상에서 내가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할지 명확해진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K리그 복귀 타진 과정에서 접한 국내 구단의 시선이 기성용의 마음을 돌려놓은 것이다. 기성용은 “시끄러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소송도, 위약금도 얘기가 나왔지만 내게 중요한 게 없었다. 나는 소송 갈 생각도 없었다. 서울 구단과 원만하게 얘기해서 K리그에서 많은 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성용의 사례로 K리그에서 프로를 출발해 유럽 무대로 진출한 선수들의 국내 복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기성용은 “해외 있는 선수들이 K리그로 돌아오는 게 쉽지 않다.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아졌기에 그에 맞는 포퍼먼스를 보여주지 못할 때 비교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내가)걱정하는 건 다른 선수들도 알고, 보고 있다. 그 선수들이 유럽에서 언제까지 뛸 수 있는 건 아니다. 나이가 들도 어느 시점되면 (기량이)하락 할 때가 있는데, 과연 K리그로 복귀하겠냐는 걱정이 생긴다”라고 꼬집었다.

기성용이 은퇴 직전이 아닌 기량이 여전할 때 K리그 복귀를 타진한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다들 은퇴 전 한국에 돌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조금 더 젊었을 때, 팀에 도움될 수 있을 때 들어와서 구단과 함께 목표를 이뤄나가는 게 내게 가치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생각과 (구단은) 다른 뉘앙스였다. 그게 아쉬웠다. 구단이 여건이나 여러 조건이 안 됐을 때 선수에게 마음을 담아 얘기해줄 부분도 있을 것인데, 그런 게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면서 “이청용, 구자철 등 K리그에서 데뷔한 선수들이 해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겠지만 (구단이 보여준 게) 좋은 모습이 아니여서 안타깝다”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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